[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벗어나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EV), 자율운행주행차(AV) 등으로 탈바꿈하면서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와 사용이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기차는 △전기구동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 그리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의존한다.
특히 ADAS는 △자율 주행 기능 △차선 유지 보조 △충돌 방지 기능이 추가되면서 반도체 탑재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평균 200~300개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가 넘는 반도체가 탑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성능이 갈수록 고도화하면서 차량 1대당 반도체 탑재 숫자가 오는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2022년 530억달러(약 70조5748억원)에서 해마다 10% 성장해 2029년 1038억달러(약 138조1993억원)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자동차용 7세대 HBM 개발키로
삼성전자는 차세대 먹거리로 등장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9월 19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개최한 '자동차 전장 포럼 2024'에서 자동차용 7세대 HBM(고(高)대역폭메모리)4E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르면 오는 2027년 HBM4E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와 AI(인공지능)칩, 메모리 반도체 등 자율주행 필수 기술을 중심으로 차량용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반도체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PCIe 4.0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AM9C1'를 개발했다”며 “이르면 제품이 올해안에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며 “이후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차량용 UFS(인포테인먼트 메모리 솔루션)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낸드플래시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 △차량용 D램 신제품(LPDDR5X·GDDR6)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 내 최강자로 매김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자율주행차 메모리 개발에 박차
이에 질세라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자율주행차용(用) 메모리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가 관심을 모으면서 자율주행차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데 필수적인 고속 메모리 솔루션을 SK하이닉스가 개발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과의 사업 협력 경험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 의 자율주행차에 3세대 HBM 샘플을 공급한 경험이 있어 이를 토대로 차량용 HBM 진출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자회사 SK키파운드리는 최근 4세대 0.18마이크로미터(㎛) BCD 공정을 출시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솔루션을 내놨다.
현재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는 마이크론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차량용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마이크론이 44%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전자가 32%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을 제치기 위해 공격경영을 펼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반도체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동차 등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거머쥐기 위한 기술개발과 고객확보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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