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미래기술연구소 전경. [사진 = 롯데케미칼]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을 크게 줄이며 적자 탈피의 기틀을 다졌다.

12일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7861억원, 영업손실 13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5조802억원)보다 5.8% 줄었으나, 영업손실은 4174억원에서 1326억원으로 68.2% 개선됐다. 전분기(-2449억원) 대비로도 적자폭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1636억원으로 전년 동기(-5138억원) 대비 68.2% 감소했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도 2456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 폭이 65.8% 축소됐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3조7730억원, 영업손실 5096억원, 순손실 8811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6808억원) 대비 25.1% 개선됐다.

롯데케미칼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 및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구조적 사업 체질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방향에 맞춰 비핵심 자산 매각과 투자 효율화로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가 부담과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도 주요 사업부문별 효율 개선과 원료 안정세가 맞물리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주력인 기초화학 부문은 매출 3조3833억원, 영업손실 1225억원을 기록했다. 정기보수 종료로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고, 나프타 등 원료가 안정되며 스프레드가 개선됐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도 원료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대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수요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222억원, 영업이익 575억원을 기록했다.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과 재고 조정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소재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와 정기보수 영향으로 4분기에는 판매량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화학 부문은 매출 4434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염소계열 제품 가격 상승과 정기보수 종료 효과가 수익성 회복에 기여했다. 회사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매출 1437억원, 영업손실 3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이어졌다. 다만 인공지능(AI)용 고부가 회로박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 등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편 회사는 미래 성장축 확보를 위해 수소·전지소재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합작을 통한 연간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공장 건설이 진행 중이며, 스페인에서는 동박 생산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프로젝트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달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반텐주 칠레곤에서 준공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석유화학단지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회사는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 내 생산 거점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원가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LCI 단지는 연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하며, 향후 아시아 지역의 핵심 생산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회사는 “단기 실적 변동보다는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AI·전지소재·수소 등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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