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HD현대가 그룹 내 AI 전략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하며 기술 중심 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조선·건설기계·에너지·로봇 등 전 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AI 기반 설계·공정 자동화·운항 최적화가 기업 경쟁력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D현대는 14일 기존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의 AI센터와 DT혁신실을 통합해 본부급 조직인 AIX추진실을 신설하고, 김형관 사장이 직접 총괄하는 구조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운영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AIX추진실은 그동안 사업부별로 분산돼 진행되던 AI 개발 과제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능을 하나로 묶어 그룹 차원의 일관된 AI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기술 개발 과정의 중복을 줄이고, AI 기반 업무 혁신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선 분야에서는 특히 설계 효율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오랜 기간 축적된 선박 데이터를 활용해 설계 모델을 고도화하고, 설계 과정에서 반복되는 단순 업무를 AI가 보조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이 도입을 추진 중인 차세대 CAD(Computer-Aided Design) 플랫폼과 연계되면서 설계 프로세스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HD현대는 현재 △미래형 조선소(FOS) 구축 △AI 운항솔루션 고도화 △무인 건설장비 상용화 △피지컬 AI 로봇 기술 개발 등 AI를 활용한 주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각 사업별로 요구되는 AI 기술의 수준과 특성이 달라 통합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AIX추진실이 이러한 조율 역할을 보다 수월하게 수행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AI는 제조업 경쟁 판도를 바꾸는 핵심 기술”이라며 “HD현대는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기술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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