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 Xcopri)’. 이번에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신약허가(NDA)를 승인받았다. [사진 = SK바이오팜]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9일 SK바이오팜은 자사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이 중국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신약허가(NDA)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12월 허가 신청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진 조기 승인이다.

중국 제약 산업 특성상 신약 허가 과정에서 반복적인 보완 절차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제품의 심사는 비교적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은 임상 근거, 품질 관리, 제조시설 검증 등을 포함한 전 평가 항목에서 제출 자료의 완성도와 글로벌 수준의 관리 역량이 이번 승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두 제품의 중국 내 개발 및 상업화는 SK바이오팜과 글로벌 투자사 6디멘션 캐피탈이 설립한 합작법인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담당한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의 중국 내 권리와 허가 절차 전반에 대한 파트너십을 이그니스와 체결했으며, 임상과 허가 단계 전반에서 긴밀히 협력해 왔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이그니스 지분 약 41%를 보유하고 있다.

허가 과정에서 SK바이오팜과 이그니스는 NMPA 산하 의약품심사위원회(CDE)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중국 현지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임상 설계 전략을 동시에 반영한 제출 전략을 적용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을 두고, 중국 규제 당국이 글로벌 혁신 신약에 대해 점차 패스트트랙 심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제약 시장은 현재 미국 다음 규모로 평가되는 세계 최대급 시장이다.

감기약, 항생제, 고혈압·당뇨 치료제 등 일반 의약품 부문에서는 중국 로컬 제약사가 여전히 강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혁신 신약과 중추신경계(CNS) 질환, 희귀질환, 고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글로벌 제약사의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구조다. 이번에 승인된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이 속한 CNS 치료 영역 역시 외국계 혁신 신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분야로 분류된다.

중국 내 뇌전증 환자는 약 1100만 명으로 추정되며, 2024년 기준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1억 달러(한화 약 1.5조원)로 평가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환자 역시 1억7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돼, 솔리암페톨이 적용되는 주간과다졸림증 치료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그니스는 이번 두 건의 신약 승인을 계기로 중화권 내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에일린 롱 이그니스 테라퓨틱스 대표는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은 중국에서 중추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혁신 치료제”라며 “제품 출시 준비를 신속히 진행해 환자들이 하루빨리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도 “이번 중국 승인은 SK바이오팜과 이그니스 테라퓨틱스가 장기간 협력해 온 결실이자 두 신약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중국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기회를 보다 신속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양사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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