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경기남부 상권 1위 거머쥘까

이마트 복합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 마켓 죽전’ 새롭게 등장
기존 매장 이마트에 스타필드 ‘DNA’ 심어 쇼핑과 휴식 공간으로 고객 공략
롯데몰 수지점 등 인근 경쟁업체들과 1위 자리 놓고 치열한 경쟁 펼칠 듯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31 16:11 의견 0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할인점 체인 이마트와 복합 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가 만나 경기 남부 상권을 뒤흔들 게임체인저(Game Changer) 만든다’.

이마트가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이마트 죽전점에 스타필드 DNA를 입힌 신개념 매장 ‘스타필드 마켓’을 29일 선보였다.

매장의 정확한 이름은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다.

스타필드는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매장을 고급화하기 위해 추진해 온 야심작이다.

이를 위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미국 쇼핑몰 전문 운영 기업 ‘터브먼(Taubman)’과 손잡고 만들어낸 국내 복합쇼핑몰이 스타필드다.

신세계그룹 쇼핑 브랜드 이마트가 기존 매장인 이마트 죽전점을 5개월에 걸친 대규모 공사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도 기존 할인점 범주에 머물지 않고 지역 유통상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선보인 셈이다. 즉, 일반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도서관, 유명 맛집, 놀이 공간 등 각종 휴식·체험 매장을 선보여 ‘쇼핑’과 ‘휴식’을 모두 제공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일반 쇼핑객이 매장에 들어와 돌아다니며 먹고, 즐기고, 장을 보는 이른바 ‘몰링(malling) 효과’를 거머쥘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즉, 한 곳에서 쇼핑과 여가선용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쇼핑과 여가활동을 모두 제공해 쇼핑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집객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온라인으로 싼 값의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를 공략하는 ‘이커머스’에 맞서 오프라인 쇼핑이 제공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쏟아낸 것이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얘기다.

이를 보여주듯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기존 대형마트 테두리에서 벗어나 고객 경험을 중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장은 “단순 쇼핑에만 초점이 맞췄던 기존 이마트 죽전점을 상권 특성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리뉴얼했다”며 “이번 변신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문화를 소비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이 지닌 장점은 무엇일까.

스타필드 마켓 내부를 살펴보면 1층은 문화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마켓 한가운데에 있는 '북 그라운드'는 스타필드 시그니처 공간인 별마당 도서관을 연상시키도록 디자인했다.

스타필드 마켓 1층에는 북 그라운드와 함께 스타벅스, 올리브영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매장들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 = 이코노미 트리뷴]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이 북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산책하듯 돌아보면 모든 브랜드 매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지역 주민 가운데 학생이 많고,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각 매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2층은 가족 고객들을 위한 공간이다.

'키즈 그라운드'는 어린이 패션 매장과 연결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부모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유아 휴게실과 키즈카페도 마련돼 다양한 가족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데카트론, 다이소 등 매장과 애슐리, 갓덴스시 등 각종 식당이 가족 고객들을 신경 써서 배치한 점이 두드러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2층은 특히 신경 써서 만든 공간"이라며, 이곳에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소파와 약 700권의 어린이 도서가 마련되어 있다고 전했다. [사진 = 이코노미 트리뷴]

지하 1층에는 신선식품과 델리 상품을 갖춘 그로서리 매장이 이전 이마트 죽전점보다 커져 쇼핑객이 장보기에 최적화된 구조로 바뀌었다. 이밖에 최신 전자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일렉트로마켓'이 마련돼 고객이 전자 기기를 직접 체험하는 이른바 ‘핸즈 온(Hands-on)’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브랜드는 전국에 7개 매장을 갖춰 숫자는 적지만 큰 성공을 거뒀다”며 “넓고 독특한 공간 구성, 다양한 매장과 엔터테인먼트 요소, 그리고 독창적인 음식점이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고객은 쇼핑과 함께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이른바 ‘스타필드 효과’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단순한 쇼핑몰 이상의 문화 종합단지로 주목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기존 이마트 건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해 넓은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지하 통로로 연결된 구조도 유지해 고객이 마트와 백화점을 편리하게 넘나들며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은 접근성에도 장점을 지니고 있다. 수인선이 2020년 분당선과 통합해 수원역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기흥역에서 SRT를 이용해 동탄, 부산 등 주요 도시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교통망 덕분에 경기 남부 지역에서 자리잡은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인근 지역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의 등장으로 경기 남부 상권은 더욱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경기 남부 지역에 백화점(신세계 경기점)과 이마트(죽전점)를 따로 둬 경기 남부 상권을 공략했다. 그러나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협업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죽전점은 전국 이마트 131개 매장 가운데 매출 최상위 점포”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이마트 죽전점을 스타필드 노하우를 접목한 ‘스타필드 마켓’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높은 매출을 자랑해 이마트 신제품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 역할을 해온 이마트 죽전점의 장점을 활용해 경기 남부권을 더욱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등장으로 경기 남부 왕좌를 빼앗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이름을 바꾸고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며 “신세계 백화점 형제기업인 이마트 역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롯데몰 수지점 등 경쟁업체와 정면 대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경기 남부 지역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고소득 직장인들이 많다”며 “이처럼 소비잠재력이 큰 지역을 놓고 이마트가 스타필드 마켓 죽전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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