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터주대감‘ 지도가 확 바뀐다

편의점 매출, MZ시대 지고 5060 세대 핵심 소비계층 등장
대한상의 ’마켓링크‘ 상반기 편의점 동향에서 5060세대 매출 급증
구매력 큰 5060세대, 편의점에서 간편식사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 구입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10.24 16:00 | 최종 수정 2024.10.24 16:22 의견 0
‘MZ세대(20~40대 연령층) 비켜! 5060세대가 나간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국내 편의점에서 그동안 핵심 소비계층은 이른바 MZ세대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 사이 5060세대가 MZ세대를 제치고 편의점의 핵심 단골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발표된 조사자료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산하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가 23일 국내 편의점 4개사 전국 1500개 점포를 대상으로 한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편의점 이용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0대와 60대에서 각각 2022년 상반기보다 18.3%, 21.4%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30대와 40대 매출은 각각 4.9%, 4.8% 늘었고, 20대 매출은 11.5% 줄어 50∼60대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진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편의점 핵심소비계층 그동안 MZ세대 독차지

대한상의 마켓링크가 발표한 보고서는 편의점이 그동안 MZ세대에 주력해온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MZ세대의 소비 추이는 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칭호가 붙을 만큼 디지털 기술과 함께 성장해왔다.

‘디지털 원어민’으로 불리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PC(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말한다.

이에 따라 MZ세대는 모바일 결제, 배달 서비스, 앱 기반 주문 등 편의점 디지털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해왔다. 이를 통해 이들 세대의 편의점 이용이 크게 늘었다.

또한 바쁜 일상생활에서 편리함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편의점의 장점도 두드러진 대목이다.

일과 학업, 여가 활동 등 바쁜 생활을 보내는 MZ세대에게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편리함과 접근성을 준다.

이밖에 편의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 라인업(제품군), MZ세대가 원하는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식은 물론 식사 대용품과 생활용품까지 제공하는 편의점의 다양한 상품 라인업(제품군), 친환경 제품과 건강식품 등이 웰빙과 환경 문제에 관심이 큰 MZ세대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1~2인 가구 많고 간편식 선호하는 5060세대 급부상

이처럼 그동안 ‘편의점 업계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온 MZ세대를 제치고 5060세대가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서 대한상의 보고서가 보여주듯 올해 상반기 편의점 매출에서 5060세대가 20% 등 두자릿수 증가를 보인 반면 30~40대 매출은 각각 5% 이하다. 심지어 20대 매출은 11.5%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20대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점은 이외이지만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편의점 제품 구입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히 고(高)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이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특히 5060세대의 편의점 의존도 증가세는 여러 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이들 세대는 구매력 수준이 20~40대에 비해 높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과거에 비해 인터넷 등 모바일 환경에도 익숙해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디지털 구매를 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무엇보다 5060세대 1~2인 가구 수가 급증해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만 소량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도 주목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니어 연령층 소비를 살펴보니 오전에 주로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65세 이상 연령층의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을 분석한 결과 2019년 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점을 제외한 65세 이상 연령층의 소비 패턴을 보면 하루 시간대별 이용 건수 비중에서 오전 편의점을 이용하는 빈도수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급속한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 사회는 5060세대 인구 비율도 증가하고 있고 특히 5060세대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이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시장이나 대형마트만을 고집하지 않고 편리함과 접근성을 중시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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