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월 대중(對中) 수출 21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 수출 급증… 미국 제치고 1위 탈환
IT 품목 성장세 지속… 산자부 "긍정적 신호, 수출 전략에 중요한 역할"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01 17:53 | 최종 수정 2024.08.01 17:54 의견 0
국내 최대 해운회사 HMM은 미국 경제 회복과 중국발 물량 증가로 1분기 매출 2조3,299억 원, 영업이익 4,070억 원을 기록했다. [사진 = HMM]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7월 대중(對中) 수출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이 다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대중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한 달 만에 미국과 1위 자리를 다시 바꿨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중 수출은 114억 1천만 달러(약 14조 6,487억 원)로, 대미(對美) 수출 104억 1천만 달러(약 13조 3,958억 원)를 10억 달러(약 1조 2,854억 원) 차이로 앞섰다. 7월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하여 2022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7월 대중 수출 성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이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 7월보다 39.1% 증가한 32억 5천만 달러(약 4조 1,756억 원)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석유화학 수출은 24.2% 증가한 3억 1천만 달러(약 3,987억 원),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189.0% 늘어난 5억 9천만 달러(약 7,595억 원), 디스플레이 수출은 노트북·태블릿 등 수요 증가로 34.2% 증가한 3억 5천만 달러(약 4,504억 원)를 기록하며 대중 수출을 견인했다.

대중 수출은 IT 품목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산자부는 이를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향후 수출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미 수출 역시 친환경차와 일반기계,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7월 대미 수출은 자동차 판매 호조와 산업용 설비 및 기계류 수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작년 7월 이후 1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 현지 투자에 따른 설비와 기계류 수출 증가의 영향이 크며 소비재 중심의 수출 증가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앞지르면서 20년 6개월 만에 최대 수출국 자리를 미국에 내줬으나, 올해 들어 1월에는 다시 중국이 앞서고, 2월부터 4월까지는 미국이, 5월에는 중국이, 6월에는 미국이, 7월에는 다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1~7월 누계 기준으로도 대중 수출은 748억 달러(약 96조 2,628억 원)로 대미 수출 745억 달러(약 95조 8,595억 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의 산업 발전과 제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인한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 구조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IT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견인하며 대중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집중하면서도 수출품 다변화를 통해 중국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 추세는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 큰 만큼 반도체 등 수출에 집중하면서 수출품 다변화를 꾀하는 등 중국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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