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우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며 우주항공청과 간담회를 통해 배터리, 통신, 전장 기술 기반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이 오는 2029년 700조원대로 커질 우주산업에 진출할 의지를 내비쳐 눈길이 쏠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우주항공청(KASA)과 간담회를 열어 LG가 민간 주도로 우주항공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기관인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 향후 우주 산업에 대한 ‘큰 그림’을 마련해 민관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LG, 그룹 새 미래 먹거리로 우주항공산업 점검
이날 간담회에는 윤영빈 KASA 청장을 비롯해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등이 참석했으며 LG는 정수헌 LG기술협의회 의장, 노승원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 제영호 LG전자 C&M 표준연구소장 등 그룹 계열사 기술경영진이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는 KASA가 추진하는 향후 우주산업에서 LG가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무인 달 탐사 로봇(로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UEL)와 협업한 로버 주행 테스트 성공 사례도 소개됐다“라고 설명했다.
무인탐사연구소는 LG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업체는 오는 2032년 한국형 달 탐사선을 통해 달에 로버를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그룹의 대표 기업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KASA가 큰 관심을 보인 기업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자동차는 물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우주 기업 스페이스X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LG에너지솔루션외에 미국 IT(정보기술)업체 애플에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 등 세계적인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KASA는 LG계열사의 높은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우주항공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요청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산업, 2029년에 5112억달러 규모로 커져
LG그룹은 KASA와의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떠오른 우주항공산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이날 모임에서 KASA에 협력 제안에 확답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LG로서는 향후 성장잠재력과 수익성 등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LG가 보유한 막강한 기술 특허를 꼽을 수 있다.
한 예로 LG전자는 4세대(4G)부터 6세대(6G)까지 총 3만여 건에 이르는 통신 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확보한 통신 특허 가운데 통신 신호를 하나의 방향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빔 포밍’ 기술 등은 우주산업의 핵심 영역“이라며 ”이를 활용해 우주용 통신 표준으로 이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빔 포밍은 여러 안테나를 이용해 전자파를 특정 방향으로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전자파 세기와 방향을 조절해 원하는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신호를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그는 또 ”LG전자가 수년전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이 지금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산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라며 “LG가 확보한 첨단 배터리, 전장부품, 통신부품 등은 향후 우주산업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LG는 우주산업 시장 전망에도 고무된 분위기다.
세계적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자료에 따르면 우주산업은 2024년 4210억 달러(약 574조원)에서 2029년에는 5112억달러(약 697조원)으로 700조원대에 육박하는 거대 시장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데이터 자료를 분석하면 우주산업은 2024~2029년까지 연간 4.0% 성장하고 2025~2034년에는 연간 성장률이 6.7%에 이르는 등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우주산업은 단순히 인공위성 등에만 국한하지 않고 미국 스페이스X처럼 재사용 로켓 기술, 우주 관광, AI(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반의 우주 데이터 산업 등 성장 폭은 무궁무진하다”라며 “이러한 가능성에 LG도 수익성과 업종 성장성 등을 놓고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