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중고 패션 제품을 엘포인트로 보상해주는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오는 11일부터 정식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 = 롯데백화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올해 안에 43조원대로 커지는 리커머스(Re+Commerce: 중고 재판매) 시장 잡아라‘

국내 유명 백화점이 최근 중고옷 사업에 뛰어들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력 업체들이 리커머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커머스는 중고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일종의 ‘재거래’ 시장이다. 이들 백화점은 중고 패션 제품을 포인트로 되사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 리커머스 사업 뛰어들어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그린 리워드 서비스’는 151개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다. 이 업체는 151개 브랜드 가운데 2019년 이후 만든 제품을 통해 리커머스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롯데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택배업체가 제품을 수거한 뒤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라며 “이를 통해 제품에 따라 5000∼28만원 상당의 엘포인트(L.POINT)를 지급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아우터 등 해외 유명 브랜드가 나오면 이에 걸맞는 높은 보상액을 준다”라며 “수거 제품은 세탁·정비한 후 리세일 전문기업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중고시장에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5월부터 마들렌메모리와 손잡고 시범 운영한 ‘바이백 서비스’를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더현대닷컴에 입점한 130여개 패션 브랜드 제품을 사들여 H포인트를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도 롯데백화점과 비슷하게 앱으로 신청하면 제품을 수거·검수한 뒤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시범운영 기간에 1000여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30% 이상이 두 차례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명 브랜드 저렴하게 구입하고 자원 재활용 하는 ‘두 토끼’ 잡아

백화점업계가 이처럼 리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고객을 확보하고 친환경 경영을 모두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고객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명품이지만 중고 제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친환경 경영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친환경 재활용 제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점도 중고거래 시장이 커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08년 4조원대에서 2023년 30조원으로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는 중고거래 시장이 43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시대적 화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백화점은 중고제품을 활용한 리세일 패션을 펼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의류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11만938톤에 이른다”라며 “중고의류를 재판매하는 사업 모델은 폐의류 자원 순환에 기여하고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중고의류 시장점유율 향후 2년내 24% 육박

백화점업계가 리커머스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데에는 중고의류 시장 성장률도 한 몫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7년 한국 중고 의류시장 점유율은 전체 의류 시장에서 2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그동안 중고나라나 당근에서 개인 간 거래 중심으로 이뤄졌던 패션 중고거래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이 뛰어드는 양상”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그동안 명품과 신상품을 주로 거래해온 백화점업계가 중고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는 불황형 소비도 한 몫한다”라며 “경기침체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이 중고제품으로 눈을 돌려 백화점들이 이들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