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원대 구독경제 시장 활짝 열린다

리퀴드 소비 등장으로 소비패턴 자주 바뀌는 성향 두드러져
국내 소비자, 매년 유료 구독 서비스 이용하기 위해 약 50만원 써
LG전자, 구독가전 제공하는 제품 20여종에 이르러
삼성전자, ‘AI가전=삼성’ 위해 AI가전 구독서비스에 활용할 듯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10.16 11:03 의견 0

리퀴드 소비와 구독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내 가전 구독시장은 2025년 1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며, LG전자와 삼성전자도 가전 구독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내년에 100조원대로 커지는 구독시장을 잡아라”

이른바 ‘리퀴드 소비(Liquid Consumption)’가 속도를 내면서 ‘구독(Subscription) 경제’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리퀴드 소비는 소비패턴이 고정적이지 않고 자주 바뀌는 형태를 뜻한다.

리퀴드 소비는 또한 ‘액세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한 종류다. 액세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제품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거나 빌려쓰는 것을 말한다.

구독경제도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한 종류다.

구독경제는 정액제(기간에 관계없이 사용 금액을 미리 정해 놓는 방식)를 통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일정기간 사용하고 나서 그에 따른 비용을 내는 모델이다.

신문을 집이나 사무실에서 구독하거나 신선한 우유를 매일 아침 집에서 받는 것, 월말이면 매번 이동 통신 서비스 요금을 내는 것도 일종의 구독경제다.

◇국내 소비자 매월 4만원 가까이 구독 서비스에 지출

이와 같은 장점에 매료돼 최근 구독시장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향후 전망도 밝다.

14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전 구독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0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이와 같은 성장세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독 서비스 지출 내역을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영국 구독 관련 전문업체 뱅고(Bango)는 ‘구독 전쟁 2024’ 보고서에서 한국 소비자가 해마다 구독 서비스에 360달러(약 48만8880원)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이를 월 단위로 환산하면 30달러(약 4만740원)을 구독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쓰고 있는 셈이다.

이는 뱅고가 지난 8월 △한국(2000명) △대만(1000명) △일본(2000명) 등 동아시아 3개국에서 보시자 5000명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이용 현황과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소비자 1명이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평균 3.4개다. 이는 대만(4.2개)보다 낮고 일본(2.8개)보다 높은 편이다.

대만은 소비자 1명이 매달 35달러(약 4만7582원)를 구독 서비스에 쓰고 일본은 소비자 1명이 매월 22달러(약 2만 9909원)를 지출하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 구독시장에 가속페달

이처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면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 ’빅2’는 국내 구독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정수기 렌털 시장이 뛰어들어 정수기 렌털시장 2위 업체 SK매직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 진출해 2018년 연간 성장률이 182%를 기록해 기염을 토했다. 직수형 정수기는 정수기를 작동할 때마다 수돗물을 끌어올려 필터를 거쳐 내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물을 받아두고 저장하지 않아 수질 오염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수형 정수기로 재미를 본 LG전자는 가전사업에도 구독 서비스를 적용했다”며 “현재 LG전자가 제공하는 구독 가전은 20여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가전을 비롯해 TV, 노트북 등 홈엔터테인먼트와 IT(정보기술) 제품까지 구독사업 영토를 넓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LG전자는 소비자의 구독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에도 적극적”이라며 “사용자가 구독제품 소유권을 갖는 장기할부 성격의 금융거래 방식 ‘금융리스(장기약정)’을 비롯해 통신비를 연체 없이 꾸준히 납부하면 프리미엄 가전을 구독할 수 있는 통신비 기반 신용평가모형 ‘텔코스코어’ 등을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LG전자 구독사업 매출은 2018년 2924억원에서 지난해 9628억원으로 5년간 약 30%에 이르는 연간성장률을 기록했다.

구독시장에서 LG전자가 맹위를 떨치자 삼성전자도 구독 서비스 사업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SK매직이 삼성전자 세탁기, 청소기 등 가전을 구매해 렌털하는 제휴 방식으로 구독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SK매직이 지난해 7월 삼성전자 생활가전 렌털 온라인 판매를 중단해 삼성전자는 렌털사업을 사실상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구독사업을 재개한다면 올해를 AI(인공지능)가전의 원년으로 삼아 'AI 가전=삼성' 공식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AI와 결합한 구독 서비스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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