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공장 매각 자금으로 약 1.26조원을 투자해 파주에 차세대 OLED 설비를 구축하며 리쇼어링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 = LG디스플레이]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약 1조2000억원의 거액을 투자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력과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이달 4일 출범한 이후 불과 13일 만에 국내 기업 가운데 조(兆)단위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D,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 확보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OLED 신기술 개발에 1조2600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경기도, 파주시와 국내 복귀 투자 양해각서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6월부터 2027년 6월 30일까지 약 2년간 OLED 첨단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같은 야심 찬 신규 투자사업의 중심축은 경기도 파주사업장이다.

파주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사업은 파주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OLED 첨단기술과 관련 설비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번에 발표한 투자 총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7000억원이 파주에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결정은 LG디스플레이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수순”이라고 풀이했다.

◇LCD 시장 저물고 OLED 시장 활짝 열려

OLED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OLED 시장은 533억1057만달러(약 76조원) 규모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 686억7500만달러(약 10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비해 한동안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끌어온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은 지난해 789억4304만달러(약 112조원)에 이르렀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OLED 시장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계속 선보이고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집중할 전략을 세웠다”라며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프리미엄 OLED 기술을 갖춘 패널과 모듈 인프라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파주 지역경제 살리고 국가 경제 회복 강화 등 ‘두 토끼’

업계는 이번 투자로 LG디스플레이가 파주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국가 경제 회복을 강화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OLED 신규 투자 결정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파주 등 경기도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중소 협력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투자로 국가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해 9월 광저우 대형 LCD 패널·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차이나스타)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애초 예상보다 높은 2조2466억원 규모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OLED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연구개발, 운영비 등에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또한 이번 LG디스플레이는 리쇼어링(국내기업 외국 투자 이후 국내 복귀)의 상징적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인 만큼 국가 경제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로 한국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 등 후발주자 추격을 따돌리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통해 산업 생태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