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비관론이 커지면서 주가도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약 5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비해 2조원 많은 점도 삼성전자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25일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 주가 종가는 5만5900원으로 전일대비 1.24%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론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데다 첨단제품 포트폴리오, 그리고 AI(인공지능)용 반도체 개발 임박 등 성장 잠재력은 튼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총, 1년새 5.7% 포인트 내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에 주춤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보통주는 전 거래일 대비 1.24% 내린 5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월 3일(5만5,4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이 지난달 3일부터 33일 연속 순매도하며 12조9394억 원 가량 팔아치워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4400원에서 24.8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시총)은 25일 333조7108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시총(2105조6515억원)의 15.85%를 차지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전체 시총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 21.57%에서 올해 5.7% 포인트 가까이 줄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며 “외국인들은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추는 가운데 한국주식을 9월26일~10월 23일에 2조6159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며 “외국인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8월 이후 국내 주식을 14조12억원 어치 팔아치우며 '셀코리아'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외국인지분율은 올해 8월까지 56.02%를 유지했지만 지난달부터 이달 24일까지 52.93%로 급감했다”며 “외국인은 지난 9월 초부터 3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금액으로 따지면 매도 규모는 12조3954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IB, 삼성전자 위기론 부추겨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진 데에는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한 점도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과도한 ‘삼성 흔들기’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가 지난달 말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를 '병약한 반도체 거대기업'이라며 메모리 부문 침체로 삼성전자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맥커리는 또 삼성전자가 D램 1위 공급업체 타이틀을 잃을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내렸다.
모건스탠리도 예외는 아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15일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D램 업황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는 이른바 ‘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메모리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으며 매출 성장과 마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외국계 IB가 삼성전자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관론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흔히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라며 “최근 D램 등 삼성전자 강점인 분야 성장이 주춤하지만 그렇다고 반도체 산업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가 흔히 AI반도체라고 부르는 HBM(고(高)대역폭메모리)을 완성하지 못한 단계이지만 세계 최대 AI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을 완성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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