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는 향후 10년 내 휴머노이드 시장이 최대 10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국내 대기업과 정부가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해 ‘K휴머노이드 로봇 얼라이언스’ 결성을 추진 중이다. [사진 = PEXELS]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향후 10년내 최대 먹거리는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형 로봇) 시장‘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10년내 성장 폭이 가장 큰 산업은 휴머노이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휴머노이드 100(Humanoid 100)' 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휴머노이드 시장이 향후 10년 안에 최대 10조달러(약 8경6556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놨다.
휴머노이드 100은 휴머노이드 기술 발달에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100대 글로벌 기업을 말한다.
◇모건스탠리, 로봇산업 브레인-보디-인테그레이터 등 3개 영역으로 세분화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내 기업을 크게 △브레인(Brain) △보디(Body) △인테그레이터(Integrators) 등 3개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말 그대로 로봇의 ‘뇌’에 속하는 브레인 부문은 AI칩과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에는 미국 AI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를 비롯해 구글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스포트 등이 포함됐다.
휴머노이드 몸체에 속하는 보디 부문은 주로 배터리 등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이 주종을 이뤘다.
국내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업체가 이에 속한다.
외국 기업으로서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비롯해 ABB 등이 대표적인 보디 부문 기업으로 선정됐다.
인테그레이터는 브레인과 보디를 결합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완성하는 기업을 뜻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네이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등을 제조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아틀라스는 세계에서 운동성능이 가장 뛰어난 로봇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휴머노이드 로봇이 향후 10년 간 전세계 대다수 기업의 기술투자의 핵심 영역이 될 것”이라며 사업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국내 기업 힘을 모아 ‘휴머노이드 연합군’ 구성
이처럼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이 주축이 된 대규모 연합군 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기술이 차세대 첨단기술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기술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격차)를 갖추는 게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빅테크를 앞세워 휴머노이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고 중국 역시 가성비와 최근 IT(정보기술) 경쟁력을 활용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런 가운데 한국이 자칫 방심하면 미래 먹거리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주도해 국내 로봇 제조업체와 유력 소프트웨어(SW)업체가 참여하는 이른바 ‘K휴머노이드 로봇 얼라이언스’가 곧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로봇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AI 모델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로봇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 등이 협력해 휴머노이드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간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를 만드려면 두뇌에 해당하는 AI 기술도 중요하지만 로봇이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품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배터리, 모터, 센서 등 핵심 부품 업체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휴머노이드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국내 휴머노이드 산업이 뿌리를 내리고 관련 부품을 국산화할 수 있도록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오는 2030년까지 로봇 5대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80%까지 높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치면 향후 최대 시장이 될 예정인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한국이 세계 정상이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