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중국 철수 이후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공과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 = 롯데쇼핑]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땡큐 동남아시아’
롯데쇼핑이 최근 쏟아지는 악재 속에서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거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 등 복합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선전을 거둬 실적 개선을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거대 중국 유통시장에 진출한 후 고배를 마신 롯데쇼핑이 중국 ‘대안 시장’인 동남아에서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롯데쇼핑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9% 늘어난 1482억원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증가한 14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인 1분기 영업이익 약 1300억원과 비교하면 약 200억원 많은 셈이다.
비록 롯데쇼핑 1분기 전체 매출이 3조45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이 8063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4.3% 증가한 1300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 등이 반영돼 매출은 일부 줄었지만 비용 효율화와 본점·잠실점 등 주요 점포 재단장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베트남 등 해외 백화점 사업 부문 실적 크게 늘어 눈길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해외 백화점 사업에서 실적 호조를 일궈냈다.
그동안 회사 이익에 기여를 하지 못한 베트남 등 해외 사업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듯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비롯해 롯데백화점 해외 4개 매장은 1분기 21억원의 흑자를 일궈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을 이뤘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의 해외 부문 영업이익이 20.6% 늘어난 점도 해외사업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백화점, 호텔, 영화관 등을 모두 갖춘 대규모 복합시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가파르게 실적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베트남 경제가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소득수준이 늘어나는 소비자가 대거 등장했다”라며 “롯데는 이들을 겨냥한 대규모 유통·상업시설을 선보여 성공을 거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대체하는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롯데쇼핑은 과거 중국에 진출한 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10여년전 중국을 해외사업 핵심 거점으로 여기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22개 계열사가 중국에 모두 사업장을 갖췄다”라며 “그러나 2017년 한국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구축으로 중국이 크게 반발하면서 롯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져 결국 중국에서 사업을 접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설립해 매출과 이익 증가 등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2023년 9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선보였다”라며 “롯데몰 웨스트레이스 하노이는 개장한 지 1년 6개월만에 흑자를 내는 기염을 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성공에 힘입어 롯데쇼핑은 동남아 시장 진출에 가속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에 싱가포르 유통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 NTUC페어프라이스와 자체브랜드(PB) 상품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K-푸드’, ‘K-무비’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며 “이를 활용해 롯데쇼핑처럼 한국 유통업체가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