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현지 배터리 생산라인을 점검하며 차세대 신흥시장에서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 = LG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초 인도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인도 등 차세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배터리 사업의 매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고 풀이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계가 전기자동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 회장이 해외 유망 시장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경영 행보인 셈이다.

그의 이와 같은 해외 경영전략은 인구 14억6386만명의 거대 인구를 갖춘 인도와 2억8572만명의 인도네시아 등 17억5000만명에 이르는 거대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구 회장, 인도네시아 방문해 배터리 사업 점검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新)산업단지에 있는 'HLI그린파워'를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 라인을 점검했다.

HLI그린파워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첫 배터리셀 공장이다.

LG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라인은 총 32만㎡(약 9만6800평)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갖추고 있다”라며 “이곳은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인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을 만들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생산공장은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배터리셀을 양산하기 시작했는데 불과 4개월 만에 수율(완성제품 가운에 합격품 비율)이 96%를 넘는 성과를 거뒀다”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전극공정과 조립공정 등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경쟁사와 비교해 LG만의 차별화된 배터리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배터리 산업 그룹 주력분야로 집중 육성

배터리 사업에 대한 구 회장의 집념과 의지는 두드러진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산업을 미래 국가 핵심 산업이며 그룹 주력 사업으로 반드시 성장시킬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난해 6월 미국 테네시주(州)에 있는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LG와의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2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데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재혀 캐즘 이후인 ‘포스트 캐즘’을 겨냥해 구 회장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 전기차 모빌리티(이동수단)를 집중 공략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구 회장,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에도 눈독

구회장은 세계 최대 인구대국 인도에서도 'K-배터리‘ 미래를 찾는다.

구회장은 지난 3월 4일 인도를 방문해 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인도는 올해초 중국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국가이다. 또한 인도는 국내총생산(GDP)이 4조1870억달러로 세계 4위 경제대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인도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사업을 펼치고 있다”라며 “지난 3월 인도 방문이 인도 생산기반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지만 배터리 등 차세대 사업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여주듯 인도는 미국과 관세전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대안시장으로 주목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놓고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한국기업의 중국내 생산시설 구축 등이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에 이어 인도가 한국이 성장할 수 있는 기대주로 등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이지만 전체 인구 가운데 25세 미만이 40%인 6억명에 달하는 젊은 국가”라며 “이에 따라 인도는 가전제품은 물론 배터리 등 향후 성장사업에서 승부를 걸 만한 곳”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