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통신 아닌 AI 시장에 기웃거리는 속사정

국내 이통3사, 3분기 영업이익 1조원 넘어
통신사업 성장 주춤해 차세대 먹거리로 AI에 주력
인터넷TV 사업, AI 인프라 활용해 첨단화-고급화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11.11 15:40 의견 0

국내 통신 3사는 포화된 통신 시장을 넘어 AI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서비스 차별화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코노미 트리뷴]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업계 ‘빅3’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AI(인공지능)사업을 꼽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기존 통신사업이 갈수록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AI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경영전략의 하나다. 즉, AI를 활용한 다양한 통신 결합 서비스를 내놔 상품 차별화와 경쟁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즐 잡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통 3사, AI사업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업계는 최근 두드러진 경영성적표를 거머쥐었다.

SKT는 지난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조5321억원, 영업이익 5333억원, 당기순이익 2802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이동전화 수익(별도)은 2조617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4% 감소했다. 이 가운데 9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1658만명으로 SKT 전체 휴대폰 가입자 가운데 73%를 차지했다.

또한 유료방송 가입자는 962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711만명이다.

이와 함께 엔터프라이즈(기업 대상) 사업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이 커지면서 지난해 3분디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4% 늘어나는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SKT 기존 통신사업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누적 가입자 수가 9월말 기준 550만명을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며 “수익화가 기대되는 AI 사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발돋움하겠다는 경영 포트폴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AI B2B(기업 간 거래) 부문에서 수익을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AI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질세라 KT도 AI 사업 강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KT는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464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무선서비스 매출은 비대면 채널 유통망 확장과 로밍사업 및 알뜰폰(MVNO) 사업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대비 2% 늘었다.

초고속인터넷은 유지 가입자 약 993만 명 달성과 기가인터넷 가입자 중 1G 속도 가입자 비중이 늘면서 매출이 작년 3분기보다 0.4% 증가했다.

KT 관계자는 “KT는 여러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AI사업의 잠재력에 집중하고 있다”며 “결국 KT의 사업목표는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AICT, AICC(AI컨택트센터)가 KT 미래사업의 핵심”이라며 “특히 AI 기술을 활용해 인간 상담사 대신 콜센터 업무를 담당하는 ‘AI 목소리’인 AICC는 통신사 KT의 향후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LGU+도 예외는 아니다.

LGU+는 ‘AX(AI 전환)’을 향후 중점분야로 삼고 관련 기술력 확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LGU+는 올해 3분기 실적이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3조81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4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2%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349억원으로 13.9% 줄었다.

LGU+의 3분기 실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AICC 부문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LGU+의 IDC 사업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은 3분기에 매출이 8.6% 성장했다”며 “특히 AICC 등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을 포함한 사업이 작년 3분기보다 9.6% 성장한 12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은 AI사업의 성장 전망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설명했다.

◇인터넷TV도 AI 도움 받아 고속 성장

SKT, KT, LGU+ 등 이통 3사는 IPTV(인터넷TV)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첨단화와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SKT는 유선 인터넷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지난 9월 AI 전용 프로세서(NPU·신경망처리장치) 칩을 장착한 AI 셋톱박스 ‘AI 4 비전(Vision)’을 출시했다.

SK브로드밴드의 AI 4 비전은 실시간·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의 오디오를 분석해 음성은 더욱 뚜렷하게 조정하고 음량은 일정하게 맞춰주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비디오 명암과 색상도 생생하게 보여줘 화질 첨단화와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지난 5일 IPTV 신규 서비스 ‘지니 TV 셋톱박스 4’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지니 TV 셋톱박스 4는 세계 최초로 IPTV 셋톱박스에 8K(7680X4320, 3300만 화소) UHD(초고화질) 칩셋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UHD 칩셋은 성능이 50% 향상된 CPU(중앙처리장치)와 AI 전용 프로세서(NPU)를 통해 콘텐츠 화질과 사운드를 빠르게 최적화하고 고객 시청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니 TV 셋톱박스 4는 밝기를 조절하는 조도 센서를 비롯해, 마이크 4개, 안드로이드 TV OS(운영체제) 14,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했다”며 “이에 따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사운드와 자동 밝기 기능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유현중 KT미디어플랫폼담당 상무는 기자간담회에서 “AI를 활용해 다양한 온디바이스 기능을 셋톱박스에 갖췄다”라며 “2025년에는 새로운 지니TV가 될 수 있도록 AX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LGU+도 공격경영에 나섰다.

‘Growth Leading AX Company(그로스 리딩 AX 컴퍼니· AI 전환으로 고객 성장을 이끄는 회사)’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AX 혁신을 일궈내고 있는 LGU+는 지난 6월 LG AI연구원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통신에 최적화된 경량화 생성형 AI ‘익시젠(ixi-GEN)’을 개발했다.

이어 LGU+는 LG AI연구원과 협업한 AI 개발 플랫폼 ‘익시 솔루션(ixi-Solution)’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AI를 적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한 LGU+는 지난 9월 익시를 기반으로 한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이 최근 정체 국면에 접어들어 관련 업체들이 '탈(脫)통신'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들 통신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기존 IPTV에 AI 기술을 갖춰 첨단화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경영전략을 세운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IPTV 시장 전망도 밝다”며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 자료에 따르면 한국 IPTV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4.4% 성장해 38억달러(약 5조263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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