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 업종별 차등 적용 필요성 제기
1988년 이후 첫 1만원 돌파, 합리적 기준 필요성 대두
이코노미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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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3 21:40 | 최종 수정 2024.07.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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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트리뷴=김용현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금액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제도가 1988년 처음 시작된 후 처음으로 1만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번 결정은 고물가 시대에 근로자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를 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근로자 A씨(30세)는 "물가상승으로 생활비가 늘어난 상황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시름이 깊어졌다. 경제가 주춤해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 경영 압박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다. 특히 숙박·음식업 등 일부 업종은 최저임금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52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후유증으로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은 가운데 인건비 부담이 더해져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 최저임금 수준은 일본 다음으로 아시아 최고다. 특히 세후 기준으로 따지면 영국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최저임금에 따른 노사갈등을 해결하려면 이웃나라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경제적 여건과 산업구조 특성을 감안해 최저임금을 업종별, 지역별로 나눠 차등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 C씨는 ”한국도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업종별로 미세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결정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 결정은 노동계와 사용자 간 이해관계 대립이 극심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는 최저임금이 경제 지표보다는 조직 논리에 따라 결정된 데다 AI(인공지능) 시대 개막 등 산업구조 개편과 노동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는 위원 구성과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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