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채시장 거품 경고…발행 확대에 금리 상승 가능성
경기 둔화와 주식시장 부진 속 투자자 국채로 몰려
발행 지연된 국공채, 연말 발행 폭증 시 수익률 급변 예상
채권 가격 하락으로 시장 불안정 초래할 수도
국채 금리 사상 최저 기록 후 반등, 유동성 위기 가능성 대비 필요
이코노미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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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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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최근 중국에서 시중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며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대규모 국공채 발행이 예정된 가운데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인민은행과 가까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도 경기 둔화 우려와 주식 시장 부진으로 은행 등 투자자들이 국채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달 한때 종가 기준 사상 최저인 2.12%를 기록했고, 당국의 개입으로 최근 2.17%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문제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채권 발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으며, 올해 안에 대규모 국공채 발행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의 공식 통계와 관영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7월 기준으로 중국 정부는 올해 계획한 지방채 및 초장기 특별 국채 쿼터의 절반 이상을 아직 발행하지 않은 상태이며, 약 2조 6,800억 위안(약 502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이 예정돼 있다.
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한해 특별 지방채 쿼터 3조 9,000억 위안(약 731조원) 가운데 약 2조 1,000억 위안(약 394조원)이 아직 발행되지 않았다. 또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초장기 특별 국채 1조 위안(약 187조원) 중 약 5,820억 위안(약 109조 원)도 발행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연말에 국채 및 지방채 발행이 급증할 경우 발행 규모가 몇조 위안에 이를 수 있다"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여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기에는 대규모 국공채 발행으로 금리 상승이 예상됐으나 여러 요인으로 발행이 지연되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인민은행이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이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으며,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과 유사한 사례가 중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SVB는 예치금으로 미국 장기 국채 등에 투자했으나, 연방준비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로 유동성 압박을 받았다.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려 했으나 국채 가격 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인민은행 산하 '중국 은행간 시장 교역상 협회'의 쉬중 부비서장은 최근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어느 정도 버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단기 수익률 곡선이 지나치게 평평해질 경우 중국 국영은행들의 수익 창출 능력을 압박할 수 있어 금융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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