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국내보다 해외로 향하는 한국 관광객

연휴에 120만 명 해외여행 나서
중국 등 ‘큰 손’ 한국에 등돌려
상반기 여행수지 65억 달러 적자…6년 만에 최대 규모
외국인 재방문율 높일 수 있도록 관광산업 경쟁력 높여야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9.15 21:34 의견 0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이번 추석 연휴에 1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해외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9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하루 평균 20만 1000명 등 총 120만 4000명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해 출국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추석을 맞아 한국 관광객의 해외여행이 성수기인 7월 말, 8월 초보다 많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처럼 일반 휴가철을 지나 뒤늦게 해외로 나가는 ‘늦캉스족’이 늘고 있지만 연휴 기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소식은 답답한 일이다. 해마다 중추절(중국 추석) 때 한국을 찾는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지만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나라 여행객은 급증해 이에 따른 내수 침체와 여행수지 적자 심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중국 경기침체 영향이라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중국도 그동안 중추절에 날개 돋친 듯이 팔렸던 월병과 바이주가 내수 경기 둔화로 판매량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우리나라 관광객이 해외로 나가고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할 외국 관광객이 줄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한국관광공사는 올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가 65억8000만달러로 2018년(78억3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고 9~10월 해외여행까지 더하면 적자 폭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니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한 여행 수입은 78억4000만 달러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 여행에서 쓴 돈은 143억2000만달러다.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쓴 돈보다 한국인이 해외에 나가서 쓴 돈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여행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관광을 자제하라는 얘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관광객이 국내를 외면하고 해외로 나가는 데에는 분명히 알아야 할 이유가 있다.

해마다 국내 휴양지에서 여름철 피서객을 짜증 나게 만드는 바가지요금 등 서비스 후진성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각 해수욕장과 유명계곡 등 피서지에 일부 악덕 상인의 바가지 상혼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관광객이 국내를 피해 해외로 발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 철 반짝 장사로 1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 상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내외 관광객에게 바가지요금을 뒤집어씌우는 황당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탕주의를 노리는 일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무개념 의식이 있는 한 국내 여행지가 아닌 해외 여행지를 찾는 관광객 수는 해마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해외 관광객도 여행지 바가지 상혼에 한국에 등을 돌리면 이들의 한국 재방문율이 낮아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가 오는 2027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운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 국가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이 바가지 상혼에 혀를 내두르지 않도록 지역 상인의 인식 개선과 지방자치단체 협력이 절실하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국내외 관광객이 지방 관광명소를 앞다퉈 방문할 수 있는 지역 특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아우러진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도 뒷짐만 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관광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제조업을 앞서는 고부가가치형 미래 전략산업이 되도록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 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