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정부와 함께 750억원을 출자해 총 6000억원 규모 모태펀드 조성에 참여, AI·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사진 = 쿠팡]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국내 1호 유니콘 기업 쿠팡이 정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혁신기업 발굴과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1일 ‘2025년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사업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총 6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연내 조성한다고 밝혔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선(先)출자자로 참여해 민간 자금을 매칭하는 구조로, 투자 위험을 분산하고 자금 조성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 사업은 6.5대 1의 경쟁률 속에서 15개 펀드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펀드는 △AI·딥테크 전문 인력 창업기업을 지원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스타트업 펀드’(9개, 2600억원) △성장 단계 기업을 지원하는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 스케일업 펀드’(2개, 3100억원) △창업 3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초기 소형 펀드(4개, 201억원)로 나뉜다.
정부는 창업 초기부터 스케일업까지 전주기 투자를 뒷받침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국내 유망 기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쿠팡은 스케일업 펀드 중 하나인 ‘알파코리아소버린 AI융합펀드’에 750억원을 출자한다. 모태펀드가 같은 금액을 매칭해 총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AI 기반 스타트업과 성장기업 14곳에 평균 100억원 이상이 투자된다.
운용은 벤처캐피털사 SBVA가 맡는다.
쿠팡은 단순한 자본 참여를 넘어 물류·서비스 혁신 과정에서 축적한 AI 역량을 스타트업에 공유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구축, 물류·고객서비스 AI 고도화 등 자체 투자도 강화해 ‘제2의 쿠팡’ 육성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2010년 설립 이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하며 국내 1호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기준 보유 특허는 2100건으로 2019년(160건) 대비 13배 늘었으며, 올해 초에는 메타·알파벳과 함께 미국 렉시스넥시스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혁신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는 국내 1호 유니콘 기업으로서 정부의 AI 3대 강국 실현 기조에 발맞춰 ‘제2의 쿠팡’을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그간 축적한 AI 물류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기업들이 유니콘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도 “이번 출자사업은 정부 AI·딥테크 유니콘 육성 정책에 민간이 적극 호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부가 발굴·지원한 유망 기업이 국가 성장동력을 책임질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태펀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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