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20여개 기업과 함께 민간 車반도체 협력기구 ‘ASK’를 출범,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사진 = 현대모비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20여개 기업·연구기관과 손잡고 민간 주도의 첫 협력기구를 출범시켰다.

핵심 반도체 국산화와 안정적 공급망을 조기에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 더블트리 바이 힐튼 판교 호텔에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ASK, Auto Semicon Korea)’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한국전기연구원 등 23개 기관이 참여해 밸류체인 전반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씩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20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3~4%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돼 있다. 전기차·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전력 반도체, 센서, 통신 칩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가 독자 설계·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협력 생태계 조성에 나선 배경이다.

현재 글로벌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은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다. 지멘스에서 분사한 인피니온은 전력 반도체와 MCU 분야에서 세계 최강자로, 2023년 기준 점유율 13.7%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좌우하는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도 부품을 공급해왔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인피니온을 “없으면 전기차를 만들 수 없는 기업”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해외 강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완성차, 팹리스, 파운드리, 패키징 등 국내 기업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한다.

단순 부품 조달을 넘어 제어기에 특화된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실차 검증까지 지원해 개발 속도를 최대 2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등 16종 반도체를 자체 설계해 외부 파운드리에서 약 2000만개를 양산했다.

앞으로는 참여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국산화 성과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또한 ASK 포럼을 매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과 유관 기업의 신규 참여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독자 반도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주요 파운드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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