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김용현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약 24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고 있다.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부지에 대형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체코 정부의 총 예상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 원), 2기 약 4,000억 코루나(약 24조 원)이며, 최종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세부 협상이 완료되고 최종 계약이 체결되어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사실상 신규 원전 2기를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팀 코리아에는 한수원을 필두로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이 참여했다. 이 팀은 1,000메가와트(MW)급 대형 원전(APR1000)의 설계, 구매, 건설,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 건설 역무 전체를 일괄 공급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한국 원전 기술의 유럽 시장 첫 진출로, 향후 원전 수출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2년 유럽형 원전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유럽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했다”며 “이번 성과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입찰은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의 두코바니 5호기 건설사업 국제 공개경쟁 입찰 공고로 시작됐다. 한수원, EDF(프랑스), 웨스팅하우스(미국)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으며, 체코전력공사는 입찰 규모를 당초 1기에서 최대 4기로 확대했다. 체코 측은 지난 50여 년간 축적된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여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팀 코리아가 체코 환경에 최적화된 1,000MW급 노형을 제안하고, 유럽사업자요건을 취득하여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50여 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능력과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살려 가격, 품질, 납기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사업 계획을 제안했다"며, “한국과 체코 간의 신뢰 관계와 국내 진출 기업들의 기여도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및 현지 공급사와의 동반성장 활동도 중요한 요소였다. 팀 코리아는 지역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두코바니 지역협의회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정상 차원의 원전 세일즈 활동과 정부의 전방위 지원 활동도 큰 기여를 했다.
산자부는 향후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3월경 최종 계약에 이를 수 있도록 민관이 총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출 유망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주 마케팅을 추진하여 종합 원전 수출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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