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업체인 미국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내 사업 영토를 대폭 늘린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최근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를 통해 만난 한국 기업과 협력 방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과 러브콜을 주고받는 이유는 국내 AI 수요 급증에 따른 시장 개척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IT 등 ‘첨단기술의 허브’ 겸 ‘첨단 인프라 테스트 베드(시험대)’된 한국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엔비디아, CES2025 참가 한국 기업과 협력 강화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CES 2025를 계기로 국내 기업과의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CES 2025에서 엔비디아와 공급 동맹을 강화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라스베이거스에서 9일(현지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SK하이닉스의 고(高)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경쟁력을 놓고 논의했다.
최태원 회장과 젠슨 황 CEO는 이번 CES에서 눈길을 모은 ‘피지컬 AI’와 대해 협력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량, 로봇 등에 탑재되는 AI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계열사 SKC가 생산하는 반도체 유리 기판도 엔비디아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HBM은 물론 반도체 유리 기반 등 주변기기 사업에도 힘을 얻게 될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그룹도 9일 미국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이동수단)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능화하고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AI 기술 적용을 늘릴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AI 모델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해법”이라며 “또한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을 활용해 AI 기반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 구축을 위해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도 엔비디아와의 협력 보폭을 넗힌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에 AI 기술을 입히는 롯데이노베이트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가 대표적인 예다.
칼리버스는 CES 2025 개막 전날 전자 플랫폼에 실사 융합 기술과 이용자가 직접 만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등 신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이노베이트와 엔비디아가 협업을 펼칠 수 있는 분야는 클라우딩 컴퓨팅 시스템 활용 방안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롯데이노베이트는 칼리버스 첨단화와 AI 기능 구축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게임업체도 엔비디아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CPC(코 플레이어 캐릭터) 기술을 지난 8일 공개했다. CPC는 엔비디아의 게임 특화 AI 구축모델 ‘ACE(아바타 클라우드 엔진)’에 크래프톤 자체 소형언어모델(SLM)을 접목한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기술을 활용한 게임 내 NPC는 정해진 패턴이 아닌 환경과 유저 조작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심지어 얼굴 표정과 행동 묘사도 그때그때 다르다”며 “유저와 게임 속 캐릭터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유저 경험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핵심 병기’ AI 반도체로 기술 혁신과 시장경쟁력 향상 노려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과 이처럼 협력을 늘리는 이유는 양측이 AI 분야에서 협력해 첨단기술과 시장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혁신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기 위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엔비디아는 이러한 한국 기술력과 시장을 활용해 자사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과 손잡은 데에는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토대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을 고도화하고 공장 운영 효율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는 전 세계 첨단기술의 시험대로 알려진 한국과 협력해 기술혁신과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차그룹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토대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을 고도화하고 공장 운영 효율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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