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서도 쿠팡, 이마트, CJ올리브영 등 업태 1위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가격 경쟁력, 고객 충성도 등을 바탕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승자 독식’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미국발(發) 관세전쟁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가 극심한 가운데 쿠팡, 이마트, CJ올리브영 등은 승승장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고객 충성도가 두드러진 대형 업체들로 대거 몰리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쿠팡, 경기침체에도 전년비 21% 급증해 눈길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79억800만달러(약 11조4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억5400만달러(약 23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배 가량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에 따른 효과도 있었겠지만 소비자들이 쿠팡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그러나 소비침체에서도 이와 같은 실적을 올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SSG닷컴, G마켓, 11번가 등 다른 전자상거래업체들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SG닷컴 1분기 매출은 35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7% 줄었고 영업손실도 181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G마켓은 1분기 매출 2006억원으로 21.4% 감소했고 11번가는 1분기 매출이 1139억원으로 30% 줄었다.
◇이마트, 통합매입체계 활용해 상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
대형마트 업체 이마트는 이른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4조6258억원으로 10.1%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슈퍼마켓 체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 등을 포함한 통합매입으로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일궈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점 이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더해진 ‘통합 이마트’ 법인이 지난해 7월 1일 출범했다”라며 “합병을 통해 이마트는 상품 매입과 물류 관리를 통합해 가격을 낮추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을 함께 매입하고 물류를 개선하면 가격 인하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라며 “개선된 수익을 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마트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경쟁업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울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점 2위 업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매출 등 경영에 타격을 입고 있다”라며 “3위 업체 롯데마트는 올해 1분애 매출액이 1조184억원으로 3.4% 감소하는 등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CJ올리브영, 건강-미용 부문에서 탄탄한 입지 갖춰
이른바 ‘건강·미용(H&B)’ 부문에서는 CJ올리브영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CJ그룹 주력 계열사로 우뚝 선 CJ올리브영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어난 1조234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9% 증가한 1260억원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CJ올리브영은 7분기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채널이 골고루 성장했다”라며 “특히 CJ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고 매장 내 ‘체험형 뷰티 서비스’를 늘려 집객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업태 1등 업체’에만 소비자 몰리는 배경은
이처럼 업태 1등 업체에 소비자가 대거 몰리고 경쟁업체는 주춤하는 이른바 '승자 독식' 현상은 최근 두드러진 유통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여력이 줄어든 소비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비결은 가격과 신뢰도”라며 “1등 업체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거나 진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여력이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더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1등 업체들은 더 많은 판매자가 입점해 상품 다양성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 강화해 더 많은 소비자를 이끌어내는 선순환구조(네트워크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브랜드 충성도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거나 자신이 신뢰하는 브랜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이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고 신뢰를 쌓은 1위 업체로 소비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업계 관계자는 “1등 업체들은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 포인트 적립 등을 제공해 소비자를 묶어두는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다른 경쟁사로 가는 것을 막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1위 업체들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이른바 맞춤형 서비스도 두드러진 마케팅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