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이 스페셜티 소재와 암모니아 사업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뤘으며, 고부가 의약용 셀룰로스 분야 투자와 글로벌 유통 계약을 통해 ‘스페셜티 중심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 = 롯데정밀화학]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정밀화학이 최근 두드러진 경영 실적을 기록해 눈길이 모아진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스페셜티 사업과 암모니아 등 주력 사업에 힘입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스페셜티 중심의 성장’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전략이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화학사업 전략을 ‘스페셜티 중심 성장’으로 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꿔 그동안 펼쳐온 범용 석유화학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신 회장은 지난 2015년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롯데 미래는 차별화된 기술과 소재에 달려 있다" 라며 스페셜티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롯데정밀화학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1분기에 가성소다와 암모니아 등 주요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 업체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1.6% 증가한 4456억원,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4.1% 늘어난 1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암모니아 등 주력 제품 판매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은 △염소 계열의 ECH (에폭시 수지 원료) 및 가성소다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승 △셀룰로스 계열 메셀로스(건축용 시멘트 첨가제) 판매량 확대 △암모니아 계열 상품 판매가 상승과 판매량 확대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화학그룹군(群)에 속하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롯데정밀화학의 실적 개선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라며 “비록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화학업계 불황속에서 흑자기조를 일궈낸 것은 박수칠 만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 소재와 스페셜티 사업 활약 두드러져

업계는 롯데정밀화학이 기존 주력 업종인 가성소다와 암모니아 등 염소 소재와 ‘미래 먹거리’ 스페셜티 소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점에 주목한다.

암모니아 사업은 이 업체의 대표적인 간판 제품 가운데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라며 “롯데정밀화학이 아시아 1위 암모니아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암모니아 사업 실적을 계속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셜티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스페셜티 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그린소재 부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7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194억원)와 비교해 6.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이 판매하는 스페셜티 제품은 셀룰로스(Cellulose) 유도체(이하 셀룰로스)”라며 “셀룰로스는 나무로 만들어진 식물성 소재로 식·의약용 캡슐에 주로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셀룰로스가 사람이 직접 먹을 수 있는 제품에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확보됐다”라며 “이에 힘입어 롯데정밀화학은 미국 다우(Dow), 일본 신에츠화학 등과 ‘글로벌 톱3’ 셀룰로스 기업으로 알려졌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롯데정밀화학이 최근 셀루로스 사업에 사업보폭을 넓히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이를 보여주듯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0월 세계 1위 의약용 셀루로스 유통업체 ‘컬러콘’과 1조원대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모은다.

롯데정밀화학은 미국 업체 컬러콘과 계약을 통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인 의약용 셀룰로스 제품을 컬러콘을 통해 글로벌 제약 시장에 10년간 판매한다.

이를 통해 롯데정밀화학은 의약용 셀룰로스 및 관련 의약용 소재 사업에서 1조 원대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컬러콘은 세계 1위 의약용 셀룰로스 유통사이자 알약 코팅 소재 회사다.

이 업체는 전 세계 27개 거점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에 60년 넘게 의약용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컬러콘은 향후 10년간 의약용 셀룰로스 고객에게 롯데정밀화학 제품만을 유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용 셀룰로스는 목재펄프를 원료로 만든 식물성 소재로 알약 코팅과 캡슐 원료로 사용된다”라며 “특히 의약용 셀룰로스는 스페셜티 사업 가운데 기술장벽이 높은 고부가 시장으로 평가받는다”라고 설명햇다.

이에 힘입어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하반기까지 총 790억원을 투자해 식의약용 셀룰로스 생산라인 증설을 끝낼 예정이다.

증설이 끝나면 롯데정밀화학 식의약용 셀룰로스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3900만톤에서 약 1만톤으로 늘어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