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200만원 때문에 스스로 밥그릇 걷어차지 말아야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시위, 해결책보다는 시위 의도?
연봉 1억 넘는 노조, 200만원 때문에 파업 지속
글로벌 경쟁 속 삼성전자, 파업 장기화는 자해 행위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01 16:56 | 최종 수정 2024.08.01 17:18 의견 0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며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뉴스룸]


[이코노미 트리뷴=김용현 기자] 삼성전자 파업을 이끌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까지 찾아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삼노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전삼노가 이재용 회장 집앞까지 가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펼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참관하러 유럽 출장에 나선 가운데 전삼노가 이 회장 집 앞에서 해법을 요구하는 모습은 파업을 해결하기보다는 현재 시위를 더 이어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경영진과 협상을 벌이며 양측간 견해차를 크게 좁혀 한때 양측 협상이 마무리되는 듯한 기대감을 줬다.

그러나 협상 막판에 전삼노가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 ‘삼성 패밀리넷’에서 200만 포인트를 추가 요구하며 결국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200만원 수준이다.

물론 일반인에게 200만원은 큰 돈이다. 사회 초년생의 월급 금액에 해당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균 1억2000만원대 고액 연봉을 챙기는 전삼노가 200만원 때문에 시위 행렬에 나서는 모습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 1년 내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영위기를 겪어왔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5% 급감한 6400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까지 거머쥐지 않았는가.

그런 가운데 올해 들어 반도체 부문이 다시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경영을 시작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세계 경제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을 누리는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세계 최강자 삼성전자에게는 영업이익 등 회사 곳간을 두둑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처럼 ‘반도체의 봄’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전삼노는 불과 200만원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수년간 고액 연봉 봉투를 거머쥔 전삼노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고통 분담’을 외면하고 단체행동을 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적잖이 황당스러운 게 사실이다.

더욱이 전삼노가 반도체 생산 차질을 목표로 파업을 하고 있다고 밝히는 것은 자살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반도체는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심지어 중국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알토란 시장’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1등이라는 자리에 취하고 안주해 외부 도전에 둔감하고 파업 등 내부 갈등마저 빚어진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졸면 죽는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경구(驚句)처럼 글로벌 경쟁에서 한순간 방심하면 끝장이라는 얘기다.

전삼노는 파업 장기화가 스스로에게 칼날을 들이대는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깨닫고 빨리 산업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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