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이 조류 질병과 생산 감소 등으로 급등하면서, 8월까지 고공행진이 예상돼 가공식품·외식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 PIXABAY]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이제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물가 인상)이 아닌 에그플레이션(Eggflation:계란값 인상)이 문제’

최근 국내 계란값이 4년만에 최고치를 찍어 그 배경에 이에 따른 향후 식품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계란값이 오는 8월까지 계속 고공행진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이에 따른 식품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계란 산지값 1년 전보다 19% 인상 전망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발표한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계란 산지 가격은 특란 10개에 1850∼1950원으로 1년 전보다 12.4∼18.5%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계란 산지 가격 가운데 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 평년 시세와 비교하면 9.9∼15.8% 높은 숫자다.

문제는 계란값이 오는 8월까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농경연은 7~8월 소비 감소 전망에 산지 특란 10개 가격이 1750∼1850원으로 6월에 비해 낮지만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7.6∼13.8%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8월보다 8.2∼14.4% 가격이 오른 셈이다.

◇닭, 각종 질병 등으로 계란 생산량 감소

농경연은 계란 산지 가격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닭이 각종 질병으로 계란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알을 낳는 산란계가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여기에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 질병이 발생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지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 발생해 지역 간 계란 물량 불균형이 발생해 전국 평균 가격이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달 설명자료에서 "여러 농가에서 지난 3월 말부터 환절기 전염성 기관지염 등 소모성 질병이 생겨 계란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4∼6%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산란계협회는 정부 발표에 반박하고 있다.

대한산란계협회는 계란 가격 상승이 정부 규제와 소매점 폭리로 촉발됐다고 강조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에 따라 사육할 수 있는 산란계 마릿수는 줄어들고 계란 생산은 감소해 가격은 뛸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일반 과자-식품 가격 상승세로 부추길까

계란값이 이처럼 치솟으면서 일반 소비자는 물론 식품업체와 외식업계들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계란값이 오르면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빵 등 각종 가공식품은 물론 외식업계 재료비 부담이 커져 식품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란값이 최근 약 19% 급등하면서 아이스크림, 과자, 마요네즈, 빵 등 계란이 들어가는 다양한 식품 생산비가 오를 전망“이라며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뜩이나 소비 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계란 값마저 치솟으면 일반 가계에 주는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식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계란값이 오르면 계란이 들어가는 각종 메뉴와 제품을 줄이거나 음식에서 계란을 빼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라며 ”이는 식품 품질 저하로 이어져 고객이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일각에서는 계란 가격이 치솟은 것에 대해 가격 담합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초 미국이 AI 파동을 빚어 국내 계란을 대량 수입해 국내 유통 물량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란값 상승은 전체 식품 물가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와 산지 농가가 협력해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