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을 통해 조선·방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프로젝트 대응에 나서며, 업계와 신용평가사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 = HD현대]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사업 재편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 계열사 3곳 가운데 2곳(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를 합병해 조선과 방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경영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두 계열사 합병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추진하는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마스가 시대’ 개막 앞두고 조선·방산사업 효율 극대화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양사 간 합병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 주주에게 존속회사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

이처럼 조선 계열사 2곳이 ‘한 몸’이 되는 것은 세 계열사로 분리됐던 선박 건조 및 연구개발(R&D) 역량을 합쳐 규모의 경제로 시장경쟁력과 건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큰 그림’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합병으로 중국 등의 도전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선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조선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특수선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기를 마련했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두 조선사 합병은 한국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최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국 1, 2위 조선사를 합치는 것과 관계가 있다”라며 “결국 사업재편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키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선박 수주 규모는 물론 분야도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를 보여주듯 중국 국영 조선그룹 CSSC홀딩스는 이달 초 조선 계열사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을 합병하기로 했다.

이에 질세라 일본도 한국과 중국에 밀려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자국 1위 조선사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합병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조선과 해운회사를 함께 운용하는 '올 재팬' 전략을 마련했다”라며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시장점유율을 20%까지 회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라고 강조했다.

◇군함시장 등 새로운 먹거리 공략 본격화

업계는 이번 합병으로 군함시장 공략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함정 건조 실적(106척, 국내 88척·해외 18척)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1위 수리조선소이자 중형선박 건조에 특화한 HD현대미포와 합치면 일반 상선보다 크기가 작은 군함 건조에 경쟁력을 갖추고 MRO(유지·보수·운영) 능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1위 선박 제조국가이지만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HD한국조선해양이 마스가를 통해 군함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점쳐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HD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연 1조원 안팎인 방산 분야 매출을 2035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두 회사 합병으로 사업역량 결집하는 좋은 계기 마련

이번 합병에 대한 외부 시각도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8일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결정에 대해 사업역량을 결집할 수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김현준 한신평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합병 결정이 존속회사 HD현대중공업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건조 생산능력(CAPA) 확대와 생산시설의 운영효율성 향상 등으로 방산 부문 사업 기반이 강화하고 외형이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친환경 선박,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통합 시너지 등을 고려하면 이번 합병과 사업재편이 중장기적으로 HD현대중공업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또 "HD현대미포 수익성이 HD현대중공업보다 다소 낮지만 HD현대중공업 매출이 HD현대미포의 3배를 초과하고 HD현대미포 영업실적이 개선 추세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합병 법인 영업수익성과 재무안정성도 우수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