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국내 최대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며, K-뷰티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과 프리미엄 부동산 자산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 = 준오헤어]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PEF) 가운데 하나인 미국 블랙스톤이 국내 최대 미용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이 미용실 프랜차이즈 ‘준오헤어’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인수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 추산 인수가격은 약 8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블랙스톤이 준오헤어 경영권을 인수하는 셈이다.
◇ 글로벌 PEF 인수 대상 바뀌어...‘K-뷰티’ 잠재력에 지갑 열어
업계 관계자는 “준오헤어가 자사 지분 가치를 8000억원 정도로 산정하고 그동안 블랙스톤과 투자 및 매각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PEF는 그동안 주요 대기업이나 화장품 등 유통업체 등을 주로 인수했지만 미용실 프랜차이즈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러나 이번 인수 이후에도 회사 경영은 창업자 강윤선 대표가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준오헤어가 전국 약 200여개 지점에 고숙련 헤어 디자이너 3000명을 보유한 전문업체라는 점과 향후 해외로 사업무대를 넓힐 가능성에 블랙스톤이 지갑을 열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해 박지영 블랙스톤 PE부문 상무는 “한국형 뷰티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준오헤어를 통해 이 트렌드 최전선에 설 수 있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 준오헤어, 사업력과 알토란 부동산 소유도 인수 배경으로 꼽혀
일각에서는 블랙스톤이 준오헤어의 사업력 외에 보유 부동산 가치를 높이 평가해 인수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K-컬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도 세계가 집중조명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와 함께 준오헤어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성수동 등 주요 중심지에 고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점도 블랙스톤 관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강윤선 준오헤어 대표는 "뛰어난 한국 뷰티·웰니스 서비스를 글로벌 무대에 제공하려는 사업 비전을 블랙스톤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라며 "블랙스톤은 글로벌 플랫폼과 독보적인 규모를 통해 준오헤어 확장을 가속할 뿐만 아니라 K-뷰티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K-뷰티 경쟁력과 향후 성장잠재력에 블랙스톤 ‘엄지 척’
일각에서는 ‘K-뷰티’ 국제 경쟁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도 블랙스톤이 눈여겨 본 대목이라고 풀이한다.
한국은 2024년 기준 연간 102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K-뷰티’ 상품을 수출해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4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출 증가율이 각각 44.7%, 49.7%을 기록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소비자들은 K-뷰티를 '저가 대체재'가 아닌 '프리미엄·신뢰성·혁신'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이처럼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에 힘입어 블랙스톤이 준오헤어를 품에 안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블랙스톤의 준오헤어 인수는 K-뷰티의 국제적 위상과 확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결정”이라며 “K-컬처가 맹위를 떨칠수록 국내 뷰티 브랜드에 대한 PEF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