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AI는 효율 중심의 추론 최적화 칩과 독립 성장 전략으로 엔비디아 독점에 도전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코노미트리뷴 = 김용현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초거대언어모델(LLM) 추론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최근 1억2500만달러(약 1736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LG AI리서치와 협업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AI 하드웨어 생태계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 10배 성능·25배 메모리…추론 최적화 칩 ‘레니게이드’
퓨리오사는 1세대 칩 ‘워보이(Warboy)’에 이어 2세대 ‘레니게이드(RNGD)’를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제품은 TSMC 5나노 공정과 SK하이닉스 HBM3 메모리를 적용해 연산 성능이 10배 이상, 메모리 성능은 25배 개선됐다.
LG AI리서치가 진행한 성능 검증 결과에서도 GPU 대비 와트당 성능은 2.25배, 동일 전력 조건에서 토큰 생성량은 3.7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론용 AI 반도체가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상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회사의 설계 철학은 ‘효율’이다.
범용성을 추구하는 GPU는 높은 성능을 내지만 전력 소모가 크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반면 퓨리오사 칩은 특정 AI 연산에 맞춤 최적화돼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달성한다.
백준호 대표는 “GPU가 가솔린차라면 우리는 전기차에 가깝다”며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메타의 1조원 인수 제안 거절, LG와의 전략적 선택
올해 초 메타는 퓨리오사AI에 약 8억달러(약 1조1100억 원) 규모 인수를 제안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절했다. 단기적 매각 대신 독립 성장과 장기적 비전을 선택한 것이다.
백 대표는 “AI 생태계 상당 부분의 이익이 엔비디아에 집중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대신 퓨리오사는 LG AI리서치와 손잡고 한국 대표 LLM 모델 ‘엑사원(EXAONE)’ 검증 파트너로 참여했다. LG 측은 퓨리오사 칩을 선택한 배경으로 △성능 우수성 △총소유비용(TCO) 절감 △쉬운 통합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3400억 투자와 ‘뾰족한 기술력’, 글로벌 리더를 향한 도전
퓨리오사는 최근 1억2500만달러(약 1736억 원) 규모의 시리즈C 브리지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누적 투자금은 2억4600만달러(약 3418억 원)에 달하며, 기업 가치는 약 7억3500만달러(약 1조210억 원)로 평가된다.
현재 임직원 수는 160~180명 수준으로, 대부분이 엔지니어 인력이다.
소규모 조직이지만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은 특정 분야에 집중해 압도적 효율을 구현하는 ‘뾰족한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백 대표는 “우리 칩은 테스트만 해보면 성능이 곧바로 드러난다”며 제품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LLM 추론을 넘어 로봇과 피지컬 AI 등 저전력 응용 분야로 확장해 나가겠다”며 “향후 5년 내 글로벌 AI 컴퓨팅 시장의 리더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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