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아시아 공조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HVAC 솔루션을 공개하며 데이터센터·산업 인프라까지 확장 가능한 친환경·AI 기반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삼성전자가 15일부터 16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SHRAE Region XIII Chapters Regional Conference 2025’에서 차세대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냉난방·환기·공조)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공조냉동공학회(ASHRAE)가 주최한 것으로,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조 산업의 미래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 산업 인프라 핵심으로 부상하는 글로벌 HVAC 시장

HVAC는 단순한 냉난방을 넘어 공기의 온도, 습도, 청정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건물 전체 에너지 소비의 35%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고도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요구되는 산업 인프라에서 필수 설비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HVAC 시장은 2025년 약 3000억달러에서 2030년 5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냉각 분야는 연평균 18% 고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럽 최대 HVAC 기업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인수한 것도 이러한 성장성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스마트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절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HVAC를 미래 성장엔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 AI 절약 모드와 친환경 냉매로 차별화한 신제품 전략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소형 상업용 ‘1Way 카세트(Cassette)’와 대형 상업용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신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1Way 카세트 신모델은 내장형 와이파이를 탑재해 별도 키트 없이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빅스비(Bixby)’에 연동된다.

AI 절약 모드를 적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대 20% 절감할 수 있으며, 냉매는 기존 R410A 대비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약 32% 수준으로 낮은 R32를 사용했다.

또 삼성 고유의 ‘윈드프리(WindFree™)’ 기술을 적용해 직접적인 찬바람 없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하며, 저소음 운전으로 호텔 객실·카페·소규모 사무실 등 소형 상업 공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설치와 유지보수가 간편해 B2B 시장 진입에도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신제품은 대형 상업 공간을 겨냥했다.

AI 기반 최적 제어로 에너지 소비를 약 15% 줄이고, 냉매 사용량도 기존 대비 28% 절감할 수 있다.

최대 64대의 실내기를 연결할 수 있어 대규모 빌딩, 리조트, 병원은 물론 데이터센터·반도체 공장 같은 산업 인프라 시설에서도 유연하게 운용 가능하다.

‘윈드프리’ 호환성을 통해 쾌적한 냉방을 지원하며, 설치·유지비 절감 효과까지 더해져 B2B 공조 시장의 핵심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 동남아 시장서 입지 강화, 글로벌 B2B 확장세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올해 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 출시했다.

특히 프리미엄 주거단지·호텔·리조트 등 대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B2B 공조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 지역에서 삼성 시스템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그 중 1Way 카세트 모델은 35% 이상 급증했다.

백혜성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DA) 상무는 “100년 전통의 ASHRAE가 주최하는 아시아 공조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되어 뜻깊다”며 “스마트한 연결 경험과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를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 공조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