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결합이 임박하며 디지털 금융 시장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네이버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직전 단계에 들어섰다. 이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핀테크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 중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피교환회사의 기존 주주(두나무 주주)가 가진 주식을 교환회사(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두나무는 곧바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양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번 편입을 계기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원화 등 법정화폐 가치에 1대1로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다. 일반 암호화폐가 투자·투기 성격이 강한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결제·송금 등 실생활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네이버페이 결제망에 두나무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결합하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새로운 결제 생태계가 곧장 가동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80조 원대 결제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나무는 업비트를 통해 국내 1위·글로벌 4위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제와 투자 데이터를 아우르는 강력한 플랫폼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이번 인수는 단순히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네이버는 결제·소비자 금융은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직접 운영해왔으나, 투자 부문은 미래에셋증권과의 ‘네이버통장(CMA)’ 등 제휴 상품에 기대는 방식이었다. 두나무 편입을 통해 네이버가 처음으로 독자적인 ‘투자 플랫폼’을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금융·커머스·콘텐츠를 아우르는 빅테크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편, 스테이블 코인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와 달리 민간 기업이 담보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민간 디지털화폐’다. 발행 기업의 신용과 담보에 의존하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수수료 수익 잠식과 자금 흐름 통제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이날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며 한때 전날 종가(22만8000원) 대비 약 10.7% 오른 25만2500원(오늘 최고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두나무 편입이 임박하면서 네이버가 금융·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네이버와 업비트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현실화될 경우, 2030년 연간 3000억 원 규모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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