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AI 자율운항시스템(SAS)을 실증한 에버그린 소속 1만5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번 실증에서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까지 태평양을 횡단하며 정시 도착과 연료 절감 성과를 입증했다. [사진 = 삼성중공업]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운항시스템(SAS, Smart Autonomous Ship system)을 활용해 태평양 횡단 실증에 성공했다.
기존에도 선박에는 항로를 유지하는 ‘자동조타 장치’가 있었지만, 이번 성과는 기상·항로 상황을 스스로 분석하고 제어까지 수행하는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세계 주요 해운사인 대만 에버그린이 보유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에 SAS를 탑재해,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까지 약 1만㎞ 구간을 운항했다고 25일 밝혔다.
실증 과정에서 선원 개입 없이 3시간마다 기상을 분석해 최적 운항 가이드를 104회 제공하고, 자동 제어를 224회 수행했다. 그 결과 연료 절감과 함께 예정된 도착 시간(ETA)을 정확히 맞췄다.
해상 운송은 기상 악화나 항로 변동으로 도착 시간이 지연될 경우 공급망 혼란과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통해 AI 기반 운항이 정시성·연비 절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속도·항로 최적화 기술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SAS는 충돌 회피를 돕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경제적인 속도를 유지하며 도착 시간을 지키는 단계로 진화했다”며 “글로벌 해운 물류 산업의 친환경 전환과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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