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AWS가 울산에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를 착공해, SK의 ‘토털 솔루션 패키지’와 AWS의 GPU 임대 비즈니스를 결합하며 한국이 동북아 AI 인프라 거점으로 부상했다. [사진 = SK텔레콤]
[이코노미트리뷴 = 김용현 기자]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9일 울산에서 ‘SK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울산’의 착공식을 열고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기술 역량과 AWS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가 결합하면서 한국이 동북아 AI 인프라 경쟁에서 새로운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국내 기업들이 보안성과 안정성이 강화된 AI 기술을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태원 회장의 ‘토털 솔루션 패키지’
이번 유치의 배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략이 작용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해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그룹은 계열사 역량을 집약해 ‘AI 토털 솔루션 패키지’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패키지에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능력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 △SK E&S 등 발전 자회사의 전력 공급 역량 △SK에코플랜트의 시공 경험이 포함됐다.
최 회장은 이러한 패키지를 기반으로 지난해 6월 미국을 방문해 앤디 제시 AWS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협력을 제안했다.
이후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협의가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SK 임직원들이 총 14만5000㎞를 오가며 적극 설득에 나선 끝에 울산이 최종 입지로 확정됐다.
◇ AWS, 자체 플랫폼 운영과 GPU 임대 비즈니스 강화 노림수
AWS가 울산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째는 자체 AI 서비스인 베드록(Bedrock·여러 기업의 대규모 언어모델을 API 형태로 제공)과 세이지메이커(SageMaker·머신러닝 모델을 직접 개발·학습·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 운영을 위한 인프라 확보다.
둘째는 외부 기업과 개발자에게 GPU 연산 자원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는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지만, 이를 직접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인프라가 뒤따른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AWS의 EC2 P5 인스턴스와 같은 GPU 서버를 단기간 임대해 슈퍼컴퓨터급 연산력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울산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클라우드 확장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 AI 생태계를 겨냥한 GPU 임대 거점이라고 분석한다.
AWS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SK의 솔루션 패키지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시장 우위를 강화하고, 한국은 이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 동북아 AI 인프라 거점으로 부상하는 한국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넷플릭스·에어비앤비·줌 등 세계적 서비스가 AWS 인프라 위에서 운영된다.
이번 울산 데이터센터 착공으로 한국은 AWS의 AI 인프라 투자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동북아 주요 거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울산에 건립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을 AI 기반 산업 혁신 거점으로 전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SK그룹에 따르면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2027년 말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약 7만8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또한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소버린 AI’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운영 주체는 AWS지만, 데이터 저장과 처리 과정이 한국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국내 법과 규제 적용을 받게 된다.
최태원 회장은 “향후 기가와트(GW)급 증설 계획을 통해 글로벌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economytribu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