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체제를 갖추며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 [사진 = SK하이닉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초고성능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돌파할 핵심 제품으로 평가되는 HBM4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양산 체제를 마련했다”며 “성능, 전력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HBM3E 대비 2배 대역폭·40% 전력 효율 향상
HBM4는 기존 HBM3E(HBM3 Enhanced, HBM3 개량 버전) 대비 대역폭을 2배(2,048 I/O) 확대하고 전력 효율을 40% 높였다. 이로써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동작 속도 역시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JEDEC의 기준(8Gbps)을 넘어 10Gbps 이상을 구현했다.
양산에는 자사 5세대(1bnm) D램과 독자 개발한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이 적용됐다. MR-MUF(Molded Resin–Molded UnderFill)는 적층 과정에서 압력을 낮추고 휨 현상을 억제해 안정적인 수율과 발열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조주환 SK하이닉스 부사장(HBM 개발 담당)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맞춰 적시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 삼성도 개발 완료…샘플 출하 진행
삼성전자 역시 최근 업계 최초로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적용한 HBM4 12단 제품을 개발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
삼성은 최선단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집적도와 전력 효율을 높였으며, 최대 11Gbps 속도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 모두 본격적인 HBM4 생산 체제를 갖춘 상황”이라며 “향후 엔비디아의 품질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이후 시장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비디아 품질 인증이 관건
HBM4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G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엔비디아의 채택이 필수다.
현재 양사 제품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의 검증을 받고 있으며, 채택 여부에 따라 공급 비중과 시장 점유율이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는 AI 연산량과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HBM4가 데이터 병목 현상 해소와 전력 효율 개선을 동시에 달성해 AI 인프라 혁신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실제 판매되는 최신 제품은 HBM3E로, 엔비디아 H200·B200 GPU 등에 탑재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이 완료된 HBM4(6세대 HBM, 차세대 표준)는 2025년부터 본격 양산 및 출하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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