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GPT-5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생활형 플랫폼으로 재편하며, 슈퍼앱 전략과 이용자 경험 개선 사이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사진 = 카카오톡]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기존의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메신저’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단순히 메시지 송수신을 넘어 검색·예약·콘텐츠 소비까지 아우르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23일 용인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25’ 콘퍼런스에서 하반기 카카오톡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정신아 대표는 “AI 시대의 도래로 일상과 대화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번 개편은 이용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 목적형에서 탐색형으로…대화창 안에서 검색·실행까지

목적형 메신저가 단순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탐색형 메신저는 대화 맥락 속에서 정보 탐색과 서비스 이용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기존에도 ‘#검색’ 기능을 제공했지만 단순 결과 제시에 그쳐 활용도는 낮았다.

이번 개편에서는 AI 기반 맥락 이해와 예약·결제까지 연결되는 실행력이 더해진다.

카카오톡을 나가지 않고도 대화 흐름 안에서 검색·수정·결제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개편 내용은 △샵검색을 대체하는 ‘카나나 검색’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적용한 ‘카나나 인 카카오톡’ △메시지 수정·요약 기능 △‘지금탭’ 개편 등이다.

특히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내달부터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GPT-5 기반 챗GPT를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위챗 벤치마킹한 슈퍼앱 전략, 낮은 기능 활용률과 UI 복잡성이 과제

업계는 이번 개편을 중국 ‘위챗(WeChat)’을 벤치마킹한 행보로 본다.

위챗은 메신저에서 출발해 검색·결제·쇼핑·공공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자리잡았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 에이전트’를 통해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계열사 서비스와 연동하며 AI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성공을 단언하기는 이르다.

카카오는 이미 다양한 부가 기능을 도입했지만 실제 이용률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젊은 층은 인스타그램 DM, 틱톡, 유튜브 등으로 소통 채널을 넓혀가고 있어 카카오톡은 가족·학업·업무 등 공식 대화 채널 성격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능을 늘리기보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인터페이스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능이 복잡해지면 오히려 외면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 GPT 협업으로 높아질 체감 효용, 독점·사생활 논란은 숙제

GPT-5 협업은 긍정적 반응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젊은 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도 AI 기반 탐색·요약·추천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 내부에서 AI를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면 체감 효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위챗이 중국에서 독점·사생활 침해·플랫폼 종속성 논란을 겪었던 점은 카카오가 풀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판 위챗으로 진화하려는 카카오톡의 실험이 단순한 기능 확장이 아닌, 사용자 경험 개선과 신뢰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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