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외부 모델 의존은 단기적 비용 절감에는 유리하지만, 차량 시스템 통합과 데이터 관리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장홍창 책임연구원은 2일 발간한 「생성형 AI, 자동차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다」 보고서에서 “국내 AI 모델 경쟁력이 아직 부족해 당분간 외부 모델 활용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범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자체 확보해야 교섭력을 높이고 데이터 주권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챗GPT를 활용하는 동시에 자체 생성형 AI ‘글레오(GleO)’를 개발 중이며, 네이버·카카오 등과 협력해 대규모 자연어 처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원은 “LLM 내재화가 이뤄질 경우 기술 개발 효율성 제고, 멀티모달 확장성 확보, 민감 데이터 통제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부 AI 모델에 장기간 의존할 경우 차량 시스템과의 통합 과정에서 제약이 발생하고, 민감 데이터 관리·보안에도 취약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글로벌 AI 모델은 언어·문화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해외 사례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BYD·샤오미·지리 등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자국 모델을 활용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LLM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장안자동차도 관련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일본·미국의 완성차 업체들 역시 MS·오픈AI·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를 활용하면서, 일부는 자체 모델 확보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 분석을 인용해 “생성형 AI는 차량 실험·인증 절차를 20~30% 단축하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장 연구원은 “업계는 단순한 외부 활용을 넘어 자체 혹은 협상력을 확보한 고성능 LLM 시스템 내재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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