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박민정 기자] 18일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한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기후 피해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안정적 판로를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 가격에 공급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못난이 채소 직매입을 본격화한 2023년 1500톤을 시작으로 2024년 3700톤, 2025년(1~10월) 2800톤 이상을 매입했다.
직매입 규모를 매년 늘린 결과 최근 3년 누적 물량은 8000톤을 돌파했다.
회사는 현재 무·버섯·당근·파프리카·오이·애호박 등 약 20종의 채소를 산지에서 직접 매입해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강원 평창·정선·태백·홍천, 충북 괴산, 충남 논산·부여, 전북 고창, 전남 해남·함평·화순, 경북 상주·의성 등 인구감소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제주를 포함한 전국 수백개 농가가 직거래 구조에 참여하면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형이 규격에 맞지 않아 일반 유통에서는 제외되던 채소가 신선도와 맛은 동일한 만큼, 쿠팡은 이를 평균 2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장에서도 직매입 확대의 변화를 실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용인 ‘군자농원’ 윤용식 대표는 “작황이 좋지 않으면 예전에는 판로가 없어 헐값에 넘기거나 그냥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은 못난이 표고버섯만으로도 올해 10월까지 전체 납품의 30%를 채웠다”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물류비가 줄면서 인력을 더 쓸 여유가 생겼고, 고용도 지난해보다 20% 넘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충남 당진의 ‘그린팜 영농조합’ 정칠화 대표도 상황이 비슷하다. 그는 “예전에는 팔기 어려웠던 못난이 무가 요즘은 꾸준히 나가는 품목이 됐다”며 “판로가 안정되니 매출 흐름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이천의 ‘송이애’ 김성수 상무는 소비자 인식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버섯은 모양이 조금만 달라도 외면받기 쉬웠는데, 요즘은 못난이 새송이버섯을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전체 출하량 중 못난이 비중이 20% 정도 되고, 예전 같으면 폐기해야 할 물량이 그대로 수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농가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산지에서 수확된 채소가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배송 체계로 들어가는 구조 덕분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산지에서 가까운 물류센터로 옮겨 검수·포장한 뒤 새벽배송으로 전달되면서, 농가는 불필요한 비용을 덜고 소비자는 상태가 좋은 채소를 받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는 취지다.
오전 7시 전 도착하는 새벽배송은 워킹맘·주부 등 아침 식탁을 준비해야 하는 고객들에게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신선물류센터에서 바로 출고돼 신선도와 맛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배송되는 점도 못난이 채소 소비가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은 “쿠팡의 직매입 구조는 인구감소지역 농가의 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사례”라며 “전남을 비롯한 산간·농촌 중심의 협력 농가 확대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물류·기술 역량이 농가 지원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지역 농가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고객에게는 신선하고 합리적인 먹거리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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