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페르미 아메리카,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기본설계 용역 계약’ 체결식.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왼쪽)와 페르미 뉴클리어 메수트 우즈만 대표(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에서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현대건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국내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대형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나선다.
한미 원전 협력의 상징적 사업으로,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기본설계 단계부터 시공(EPC)까지 총괄하며 글로벌 원전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 계약을 체결했으며, 26일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 7월 체결된 업무협약의 실질적 결실로, 내년 상반기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약 2,119만㎡ 부지에 조성되는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의 핵심 프로젝트로, △AP1000 대형원전 4기(4GW) △소형모듈원전(SMR·2GW) △가스복합화력(4GW) △태양광 및 배터리저장시스템(1GW) 등 총 11GW 규모의 독립형 전력 인프라와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가 포함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부지 배치 계획, 냉각 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 산출 등 원전 건설의 기초 설계를 수행하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절차에 맞춰 본공사 준비를 병행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 대형원전 건설 수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과거 여러 원전 프로젝트에서 ‘온 타임·온 버짓(On Time On Budget)’—즉 정해진 예산과 일정 내 완공—을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왔다.
회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미 양국 간 실질적인 에너지 협력을 확대하고, 미국 내 원전 EPC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페르미 아메리카는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 릭 페리(Rick Perry)와 투자자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가 공동 설립한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로, 총 5천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설립 9개월 만에 나스닥과 런던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내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신뢰받는 원전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입증한 결과”라며 “한미 간 긴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conomytribu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