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가 K-팝과 서사를 결합해 전 세계 음악·문화 시장에서 새로운 한류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 NETFLIX]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선보인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글로벌 음악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이 작품은 낮에는 세계적인 K-팝 걸그룹, 밤에는 악령 사냥꾼으로 활약하는 '헌트릭스(Huntr/x)'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케데헌은 출시 2개월 만에 1억5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특히 작품의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골든(Golden)'과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미국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선정한 순위에서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케데헌은 애니메이션을 넘어 현실 음악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이슨 립슈츠(Jason Lipshutz) 빌보드 부편집장 겸 음악 칼럼리스트는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Saja Boys)의 차트 진입 상황이 외국 음악이 미국 무대에서 본격적인 서막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음악과 서사의 결합
케데헌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K-팝 음악이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닌 서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화려한 공연 시퀀스,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연출, 그리고 액션 장면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청자들에게 마치 실제 콘서트에 참여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오랫동안 음악과 협력해 상호 시너지를 창출해왔다. 예를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체인소맨」은 각 회마다 다른 아티스트가 엔딩곡을 맡았다. 특히 일본의 유명 아티스트 요네즈 켄시가 체인소맨에 참여해 애니메이션 팬층을 넘어 일반 음악팬까지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디즈니의 「겨울왕국」에서 '레릿고(Let It Go)'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발전한 것 역시 음악과 애니메이션 융합의 강력한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K-팝과 새로운 한류 콘텐츠 생태계
현재 K-팝은 BTS, 블랙핑크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은 음악 차트를 넘어 패션, 광고, 관광 등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케데헌 사례는 향후 K-팝 아티스트와 콘텐츠 제작사 간 적극적인 협업이 애니메이션, 웹툰,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성공 사례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대중문화가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