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50대 소비자 A씨는 최근 아들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 2000만원을 잃었다. 범인은 A씨 아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개인 상황을 미리 파악한 뒤 “급히 인증번호가 필요하다”며 메시지 전송을 요구했고, A씨가 인증번호를 넘기면서 금융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가족·지인을 사칭하는 수법이 점점 정교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보안 기능을 갤럭시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적용해 사용자 보호에 나섰다.

◇ 갤럭시 Z 폴드7·플립7에 첫 적용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약 1만2000건, 피해액은 64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범죄 확산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전화 앱에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보이스피싱 의심, 경고 화면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


이 기능은 모르는 번호와의 통화 중 AI가 실시간 분석을 수행해 △‘의심(보이스피싱 의심)’ △‘경고(보이스피싱 감지)’의 두 단계 알림을 제공한다.

1단계 알림은 노란색 화면과 함께 소리·진동 각 1회, 2단계 알림은 빨간색 화면과 함께 소리·진동 각 3회가 울린다. 알림은 단말기 설정에 따라 제어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 기능 차단 방법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


삼성의 AI 보안 기능은 단순 번호 차단을 넘어, 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3만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번호 DB와 발신 패턴을 비교 분석한다.

동시에 딥러닝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특유의 화법·키워드·말투를 탐지한다.

특히 모든 과정이 단말기 칩셋(On-Device AI)에서 처리돼 음성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줄이면서도 실시간 탐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 스팸 차단 1억건 돌파…메시지 보안도 강화

삼성은 통화 보안과 함께 메시지 보안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KISA와 협력해 △발신 번호 △위험 링크 △스팸 키워드를 기준으로 위험 문자를 사전 차단하는 ‘악성 메시지 차단 기능’을 One UI 6.1 이상 기기에 제공한다.

차단된 메시지 확인 이미지 [사진 =삼성전자]


또한 딥러닝 기반의 ‘인텔리전스로 차단’ 기능을 갤럭시 S25 시리즈부터 적용해 7월까지 누적 차단 건수가 1억건을 넘어섰다.

해당 기능은 One UI 7.0 이상에서 메시지 앱 설정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삼성은 2022년 10월부터 KISA 인증 기업 발송 문자에 ‘안심마크’를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2월부터는 모르는 번호 발신 시 ‘스팸으로 의심됨’, ‘사기 전화일 수 있음’ 안내를 화면에 띄우고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김정식 부사장은 “보이스피싱과 악성 메시지 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갤럭시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한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