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상반기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2조7717억 원의 법인세 비용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와 함께 세부담 규모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이코노미 트리븐 = 김용현 기자]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가 별도 기준 2조7717억 원의 법인세 비용을 인식하며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6일 재계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법인세 비용은 2조7717억 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 비용은 기업이 일정 기간의 과세소득에 기초해 회계상 인식하는 비용을 뜻한다. 해외 자회사 납부분을 제외한 국내 납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산출됐다.
뒤를 이어 △기아가 9089억 원, △현대차가 8222억 원, △SK㈜가 6006억 원, △한국전력이 508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9조1550억 원을 거뒀지만 법인세 비용은 1646억 원에 그쳤다.
이는 2023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약 7조8000억 원 규모의 법인세 환급이 발생했던 여파가 이어진 데다,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손실에서 비롯된 이월결손금이 반영되면서 세부담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35조4948억 원, 영업이익 15조212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7조2350억 원에 달했으며, 이에 따른 법인세 비용이 2조7000억 원을 넘어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규모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친 데 이어 2분기에는 격차를 더 벌리며 확고한 우위를 굳혔다. 상반기 국내 반도체 수출액이 733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도 SK하이닉스의 기여가 컸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 최태원 SK 회장의 대규모 투자 결단이 있었다고 본다.
최 회장은 2012년 경영난에 빠져 있던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개척에 나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하게 미래 투자를 이어간 덕에 오늘날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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