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세계 최대 단일 자동차 생산기지로, 전기차 및 친환경차 생산 라인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현대모비스가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국제 기구에서 공식 승인받았다. 그룹 계열사에 머물던 범위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 대상 수주 경쟁에서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2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승인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9년 대비 직·간접 배출량(Scope 1·2)은 2030년까지 46% 감축, 공급망 배출량(Scope 3)은 원단위 기준으로 55% 감축한다는 중기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2045년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이번 승인에는 유럽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 움직임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영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에 완성차 제조사가 국제적으로 검증된 감축목표를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 부품사의 감축 이행 여부도 간접적인 평가 요소로 반영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이미 유럽 주요 국가에서 보조금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제도가 강화되면서 협력사까지 기준 충족이 필요해졌다.

현대모비스의 이번 승인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을 그룹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폭스바겐·GM·도요타 등 글로벌 OEM을 겨냥해 외부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사 선정 시 가격과 품질 외에도 탄소 감축 이행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 만큼, 이번 국제 인증은 향후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전환(RE100) 전략도 병행된다.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5%로 높이고, 2040년까지 100%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슬로바키아·브라질·터키 사업장은 전환을 완료했으며, 국내 대구·울산공장과 영남물류센터에도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급망 차원에서도 협력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3자 검증하고, 저탄소 원소재 구매를 확대하는 등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SBTi 승인을 통해 글로벌 수주와 친환경 정책 대응의 핵심 기반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과학적이고 투명한 ESG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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