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옥 전경. [사진 = SK그룹]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력인 석유사업과 LNG 발전 중심의 에너지솔루션(E&S)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으며, 배터리 부문에서도 북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31일 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0조5332억원, 영업이익은 573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4%,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4176억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689억원으로 돌아섰으며, 당기순이익은 -943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 분기 (-1조321억원) 대비 90.9% 축소됐다.
이번 실적 개선은 정제마진 회복과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의 흑자 전환, 그리고 발전소 가동률이 높은 E&S사업의 호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석유사업은 3분기 매출 12조4421억원, 영업이익 3042억원을 기록했으며, 화학사업은 벤젠과 올레핀 시황 악화에도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개선되며 전 분기 대비 손익이 818억원 늘었다.
윤활유사업은 성수기 진입과 재고효과로 영업이익이 1706억원으로 360억원 증가했고, E&S사업은 LNG 발전소의 높은 가동률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404억원 늘어난 2554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도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였다.
SK온은 9월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Flatiron Energy)와 1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6.2GWh 규모의 추가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또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3분기 1731억원, 올해 누적 6173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부문은 매출 1조8079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24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통합 기준으로는 179억원의 흑자를 이어가며 두 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월 1일 SK온과 SK엔무브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배터리 냉각기술과 윤활유 기술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배터리 중심의 성장 축을 ESS사업으로 확장하고, 미국 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사업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OPEC+의 증산으로 유가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정제마진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사업은 벤젠 시장의 약세로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고, 윤활유는 계절적 비수기로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배터리사업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신규 공장 초기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ESS 중심의 사업 확장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석유와 LNG 등 주력사업 회복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SK온-엔무브 합병법인을 통한 사업 시너지와 ESS사업 확장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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