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 7월 공개한 전동화 패밀리 SUV ‘더 기아 EV5’의 모습. [사진 = 기아]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기아가 2025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미국 관세와 환율 급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됐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장의 인센티브 확대와 비용 상승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아는 31일 공시를 통해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8조68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4622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8813억 원)보다 49.2%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조4225억 원으로 37.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1%를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7.1% 감소했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판매 확대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고 글로벌 인센티브와 환율 상승으로 손익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만5137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RV 차종의 판매 호조와 EV4 신차 효과로 13만8009대를 판매하며 10.2% 증가했다.

해외 판매는 64만7128대로 북미 지역의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와 신흥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1.4% 늘었다.

서유럽에서는 EV3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동화 전환에 따른 생산 조정으로 판매가 감소했고, 인도는 세금 인하를 앞둔 대기수요로 일시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친환경차 판매는 전체의 26.4%인 20만4000대로 전년 대비 32.3%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11만8000대로 40.9% 늘었고, 전기차는 7만 대로 30% 증가했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1만7000대로 2.6% 감소했다.

3분기 매출원가율은 81.1%로 전년 동기보다 4.3%포인트 상승했으며, 판매관리비율은 13.8%로 1.5%포인트 증가했다. 미국 관세의 본격적인 영향과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인센티브 확대, 연구개발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올해 1~9월 매출액은 86조53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조2356억 원으로 27.3% 감소했고, 순이익도 6조8327억 원으로 24.3% 줄었다.

기아는 향후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과 관세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전기차 신차 사이클 강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RV 판매 확대와 함께 첫 픽업트럭 ‘타스만’과 EV5, PV5 등의 신차를 출시해 친환경차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인기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유럽에서는 EV3·EV4·EV5·PV5를 통해 전동화 선도 이미지를 강화한다.

인도 시장에서는 시로스 신차 모멘텀과 셀토스 완전변경 모델을 앞세워 신규 딜러망을 확충하고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는 “친환경차 중심의 글로벌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지역별 특화 전략과 신차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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