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7일 LG디스플레이는 CES 2026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신제품 2종으로 혁신상 2관왕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매년 가장 혁신적인 전시품을 선정해 수여하는 공식 상으로, LG디스플레이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출품한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듀얼뷰(Dual view) OLED와 차량용 UDC-IR(Under Display Camera-infrared) OLED다. 두 제품은 차량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강화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각도 따라 다른 화면…빛의 방향을 나누는 듀얼뷰 기술
차량용 듀얼뷰 OLED는 하나의 화면으로도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디스플레이다.
핵심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영상이 달라지는 시야각 분리 기술이다.
패널은 단일 구조지만 픽셀이 빛을 내보내는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해 운전석에서는 내비게이션 화면이, 조수석에서는 OTT 영상이 보이도록 설계했다.
즉 동일한 화면을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라볼 때, 왼쪽에는 A 화면이, 오른쪽에는 B 화면이 보이도록 빛의 방향을 나누는 방식이다.
내부적으로는 화면을 물리적으로 분리한 것이 아니라, 픽셀을 두 개의 그룹처럼 운용해 서로 다른 영상 신호를 동시에 출력한다.
사용자는 하나의 패널이 자연스럽게 두 개의 화면처럼 보이기 때문에 패널이 이중 구조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뒷좌석 중앙에 설치할 경우 양쪽 탑승자가 각각 다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듀얼뷰 OLED는 화면 입력도 방향별로 분리해 작동한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을 터치하더라도 그 입력은 운전석 방향으로 송출되는 영상 신호에만 반영되며, 동승자 측 화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패널은 하나이지만 화면과 입력 체계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구조다.
LG디스플레이는 여기에 차량용 환경을 고려해 –40도에서 영상 85도까지 견디는 탠덤 OLED 구조를 적용했다. 극한 온도 변화에서도 밝기와 화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해 차량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내구성과 신뢰성까지 확보했다.
◇ UDC-IR, 졸음·주의 분산 감지 위한 핵심 모니터링 솔루션
차량용 UDC-IR OLED는 LG이노텍과 협업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차량용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 기반 OLED다.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완전히 숨기는 구조를 통해 화면 위에 카메라 홀이 보이지 않는 풀스크린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카메라 영역의 투과율을 높이고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도록 전용 알고리즘을 적용했으며, LG이노텍의 고해상도 IR 카메라와 보정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운전자 모니터링 정확도를 확보했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운전자 감지 기능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는 졸음·주의 분산 사고가 증가하면서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DMS) 탑재가 법제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IR 기반 카메라는 눈 감김, 시선 흐트러짐 등 운전자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사고 예방 효과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음주나 약물 영향까지 식별해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기술로도 확장될 전망이다.
따라서 카메라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디스플레이 품질과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는 UDC 기술은 완성차 업체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안전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풀스크린과 감지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점을 경쟁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 CES서 이어진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력
LG디스플레이는 CES 모빌리티 전시관이 마련된 이후 꾸준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2023년에는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이, 2024년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57인치 필러투필러 LCD가 각각 혁신상을 받았다.
이번 CES 2026에서도 차량용 OLED와 UDC 기술이 연달아 수상하며 관련 분야에서 존재감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회사는 행사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마련해 글로벌 전장·완성차 고객사에 차세대 기술을 소개한다.
대형 OLED 부문은 메인 전시장 인근 콘래드 호텔에서 별도의 고객 전용 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