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9일 영국 테라헤르츠(THz) 기반 초정밀 검사장비 기업 테라뷰(TeraView)가 코스닥 상장을 본격 추진하며 한국을 아시아 거점이자 전략적 생산·연구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테라뷰는 이날 서울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한국 제조업의 기술 성숙도와 고객 기반, 그리고 기술특례 상장 제도의 매력을 이유로 한국 상장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테라뷰 본사. [사진 = 테라뷰]


2001년 도시바 연구소와 케임브리지대학의 공동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테라헤르츠파를 기반으로 한 비파괴 검사 분야에서 세계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테라헤르츠는 1초에 1조 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로 다층 코팅 두께·밀도·전도도 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X선 대비 인체·소재 손상이 적어 차세대 검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반도체 패키징 결함 분석 장비 ‘EOTPR’과 다층 코팅 검사 솔루션 ‘TeraCota’를 중심으로 △반도체 △2차전지 △항공우주 △제약 △로봇 등 제조업 전반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EOTPR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전자와 국내 주요 반도체·배터리 기업도 테라뷰 장비를 채택하고 있다.

테라뷰의 최상위 반도체 검사장비 ‘EOTPR 4500’. 5㎛ 크기의 미세 패드까지 측정할 수 있는 자동화 검사장비로, 엔비디아·삼성전자 등 첨단 패키징 공정을 운영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결함 분석과 고정밀 불량 추적에 활용되고 있다. [사진 = 테라뷰]


이 회사는 세계 최초라는 기록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생체조직 테라헤르츠 영상 △충치·암 조직 이미지 △자동차·제약 등 고부가 제품의 다층 코팅 측정 △반도체용 테라헤르츠 결함 검사 장비 상용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테라헤르츠 기술을 처음 산업화했다.

직원의 66%가 R&D 인력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절반이 박사급 인력이다. 등록 특허는 70건 이상, 국제 논문은 100편이 넘는다.

19일 서울 주한영국대사관 애스턴홀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돈 아논 테라뷰 대표가 AI 반도체 등 고도 제조업 분야에서의 초정밀 검사 수요 확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테라뷰]


돈 아논 테라뷰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HBM과 AI 반도체 중심의 첨단 제조업이 집중된 한국은 고객 접근성과 기술 협력 측면에서 최적지”라며 “한국과 아시아 전역의 생산라인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주식시장에는 한국처럼 기술특례 제도가 없어 기술기업 가치가 충분히 평가받기 어렵다”며 “미국 나스닥도 검토했지만 주요 고객이 한국과 아시아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거리를 두는 결정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연간 약 420만파운드(한화 약 8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매출은 370만~420만파운드(한화 약 71억~80억원)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0월 기준 월 매출은 63만여파운드(한화 약 12억원)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구조 탓에 영업손실은 최근 3개 회계연도 모두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배터리 등 주요 제조 고객사 확대와 장비 공급 증가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 테라뷰]


테라뷰는 한국 내 생산·연구 기반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객지원 및 R&D 인력 4명을 국내에 배치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간 매년 3배씩 늘릴 방침이다.

수도권 협력사와 함께 장비 생산시설 구축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바이오·첨단 소재 분야에서 국내 대학과의 산학협력과 공동 연구도 추진해 기술 확장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테라뷰는 이번 코스닥 상장에서 500만 KDR(한국예탁증서)을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7000~8000원으로, 공모 규모는 약 350억~400억원 수준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회사는 상장을 계기로 한국을 아시아 제조 허브를 잇는 ‘테라헤르츠 기반 검사 솔루션의 글로벌 표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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