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치 앱에 신설된 ‘K뷰티’ 전용 코너 화면. [사진 = 쿠팡]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27일 쿠팡은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통해 국내 K뷰티 브랜드 제품의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쿠팡이 직접 매입한 국내 뷰티 제품을 파페치에서 미국·영국 고객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중소·중견 브랜드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는 실질적 지원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2023년 말 파페치를 인수하며 글로벌 패션·럭셔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왔다. 파페치는 전 세계 1400여 개 럭셔리 브랜드와 부티크를 연결하며 190개국에 고객 기반을 둔 플랫폼으로, 쿠팡의 대규모 소비자 접근성과 결합되면서 한국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협업은 파페치 인수 후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타난 첫 사례로 꼽힌다.

이번 1차 진출에는 국내 주요 10개 K뷰티 브랜드가 참여했다. 대기업 브랜드인 △더후 △오휘 △빌리프 △숨37 △비디비치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JM솔루션 △Dr.Different △아리얼 △듀이트리 △VT코스메틱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중소 브랜드들은 기존에 진입이 어려웠던 글로벌 프리미엄 생태계에 쿠팡의 인프라를 활용해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파페치는 앱 내에 ‘K뷰티(K-Beauty)’ 전용 코너를 신설해 한국 브랜드 상품을 전면 배치한다. 해외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포장한 뒤 파페치의 글로벌 배송망을 통해 평균 3~4일 내 전달된다. 관세·부가세 포함 결제와 무료 반품 등 고객 경험도 일원화해 해외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쿠팡은 상품 매입부터 수출입 통관, 해외 배송, 고객 응대(CS)까지 파페치와 함께 직접 관리한다. 쿠팡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중소 브랜드의 수출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인증 및 통관 규제, 물류비, 현지 CS 등 중소기업이 직접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통합 지원하면서, 브랜드는 제품 개발과 품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쿠팡은 참여 브랜드를 내년까지 100여 개로 확대하고, 판매 지역도 중장기적으로 190개국까지 넓힐 계획이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4460억달러 (약 624조원) 규모 글로벌 뷰티 시장의 핵심 축이자, 파페치 이용객의 주요 구매 지역으로 꼽힌다. 영국 시장은 지난해 187억달러 (약 26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7% 성장한 바 있다.

파페치 입점 브랜드인 아리얼(Ariul)의 관계자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핵심 제품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쿠팡]


아리얼 관계자는 “미국과 영국은 K뷰티 성장에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파페치 입점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듀이트리 관계자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를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파페치 측도 “전 세계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K뷰티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관계자는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가 세계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며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K뷰티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