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 요구에 반박… '트럼프를 다시 이길 것'

민주당 내부 반발에도 불구, 바이든의 대선 완주 의지 확고
‘플랜 C’로 오바마 부통령 카드 제시… 전문가들 의견 분분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7.13 16:26 | 최종 수정 2024.07.13 16:50 의견 0

[이코노미 트리뷴=김용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거론되는 차기 대통령 후보 출마 포기 압박에도 대통령 선거를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 질문에 "나는 대통령 출마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을 한 번 이겼고 또 이길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신경 검사를 세 차례 받았으며 의사들이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해 대선 레이스를 완주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플랜 B’로 알려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바이든은 해리스 부통령이 자격이 없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의지에도 미국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사퇴를 촉구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수는 16명으로 늘었으며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루니는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으며 하원과 상원도 의석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한 ‘플랜 C’가 마련되고 있다. 플랜 C는 해리스 부통령 대신 버락 오바마 前대통령을 부통령 후보로 하는 것이다.

존 밴자프 워싱턴대학교 법과대학원 교수는 "바이든-오바마 티켓이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주장했다. 밴자프 교수는 많은 미국인이 오바마를 신뢰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아래에서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사진=백악관]

미국 헌법 학자들은 수정헌법 제12조와 제22조에서 두 차례 대통령 임기를 마친 前 대통령이 부통령직에 지목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수정헌법 제22조는 특정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2차례만 투표로 선출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부통령직 선출에 대한 제한은 없다. 이럴 경우 바이든이 건강상의 이유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오바마가 후임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밴자프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며 오바마가 부통령으로 나설 경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든이 건강이 좋지 않다면 당선 후 사임하고 오바마가 대통령직을 승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플랜 C’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 헌터 바이든의 총기 혐의에 대한 사면 약속을 깨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바이든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총기 불법소유 혐의로 재판받는 차남 헌터 바이든이 유죄판결을 받으면 대통령 권한으로 사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헌터 바이든은 지난달 11일 1심에서 연방 총기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당선 후 사임하면 오바마가 대통령이 돼 헌터 바이든 사면 결정을 내려도 이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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