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지표 악화, 주식시장도 흔들려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주식시장도 타격
노동시장 악화와 제조업 침체, 금리 인하에도 시장 불안감 증폭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02 19:52 | 최종 수정 2024.08.02 19:54 의견 0
미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며 노동 시장과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에도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사진 = Pixabay]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미국 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뜨거웠던 노동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제조업 경기 지표도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일(현지시간) 오후 9시 연 3.96%로 하락하여 4%대가 붕괴했다. 이는 올해 2월 2일 이후 최저치다.

업계에서는 미국 노동시장 지표들이 일제히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 9천 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 4천 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 8천 건)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로 전문가 전망치(23만 5천 건)를 웃돌았다.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7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12만 2천 명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7월 증가 폭은 지난 1월(11만 1천 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작았으며, 전문가 전망치(15만 명)도 밑돌았다.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4.8%로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제조업 업황도 예상보다 더 나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PMI가 50 이하이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이는 시장 예상치 48.8을 하회하는 수치이며 7월 수치는 전월 치인 48.5도 밑돌았다. 바이털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전략가는 "ISM PMI의 예상치 하회는 국내 경제 성장 여건이 냉각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며 "Fed가 9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날 금리 인하를 시작했어야 한다는 또 다른 신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때 증권 시장에서는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 금리 인하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뉴스로 받아들였다. 금리가 인하되면 차입 비용이 낮아져 기업과 소비자들이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사용할 수 있어, 경제 활동이 촉진되고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월가에서는 나쁜 뉴스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높은 금리 상황에서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금리를 인하해도 경제 회복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무역 분쟁, 정치적 불안정 등 외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순한 금리 인하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많아졌다.

주식시장도 더 이상 경제 지표 부진에 호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58%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6% 내렸다. S&P500지수 옵션에 기반해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이날 장중 19.48을 기록, 지난 4월 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VIX는 주가지수와는 반대로 움직여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VIX지수는 이후 전장 대비 2.23(13.63%) 오른 18.59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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